"이씨 직접 키워라" 송아지 끌고 청와대

농민들과 통합진보당, 19일 청운동서 기자회견 뒤 이명박 대통...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2/01/21 [14:48]

"이씨 직접 키워라" 송아지 끌고 청와대

농민들과 통합진보당, 19일 청운동서 기자회견 뒤 이명박 대통...

서울의소리 | 입력 : 2012/01/21 [14:48]
통합진보당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은 19일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임기 4년간 우리 농민들에게 남은 것이라곤 무너질 대로 무너진 생업기반과 산더미 같은 빚뿐이다”며 이명박의 반 농업 정책을 비난했다.
▲이정희 의원이 놀란 소를 달래고 있다.     ©서울의소리

이날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는 이정희‧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단과 천호선 대변인, 강기갑‧김선동‧조승수‧홍희덕 의원, 윤금순 통합진보당 농민위원장,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등이 함께 했다.

이들은 “수입산 쇠고기 급증으로 소 값은 폭락하고 축산업은 이미 붕괴 직전까지 왔다”며 “한미FTA가 발효 직전까지 온 상황에, 정부는 올해부터 캐나다 쇠고기 수입까지 강행한다고 했다. 축산 기반 자체가 초토화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이 씨를 규탄했다. 

이어 “이명박 집단의 직무유기로 발생한 소 값 폭락 사태에 사과는커녕, 정부는 오히려 농민들을 범죄자로 만들겠다는 협박까지 일삼았다”며 “소를 굶어 죽게 만든 농민에게 ‘동물보호법’을 적용하여 처벌하겠다, 소를 끌고 올라오는 농민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하여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이 씨가농민들을 물가 폭등의 주범으로 몰아가며 농수축산물 중심으로 ‘물가책임제’를 실시한다 했다”며 “이제 농민들은 이씨의 ‘물가’ 타령만 나와도 온몸에 소름이 돋고 가슴에서 불이 난다”고 비판했다.

한편 농민들은 소값 폭락에 항의하는 뜻으로 전남 보성에서 싣고 온 송아지 한 마리를 도로에 풀어놓으려다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항의서한을 낭독한 후 이들은 송아지를 기자회견장에 풀어놓으려 했으나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강기갑 의원 등은 “이 씨가 직접 소를 키워봐야 한다”며 송아지를 청와대로 끌고가려 했으나 경찰은 송아지와 통합진보당 의원들을 둥그렇게 둘러싸고 압박했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천호선 대변인이 “충돌을 피해야 하니 그럼 경찰에서 송아지를 인수해 청와대에 전달하라”고 요청 하기도 했다.

다음은 청와대 항의서한 전문

민족의 대명절이라는 설이 모레입니다.

그러나, 명절의 기쁨으로 가득해야 할 이 땅 농민들의 가슴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농업의 미래는 참담하기 그지없습니다. 밀려드는 수입산 쇠고기에 소 값은 폭락하고, 수십만 톤 수입쌀에 밀린 쌀값은 10년 전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미FTA 날치기로 망연자실한 농민들에게 정부는 농업의 몰락이 불 보듯 예견되는 한중FTA마저 일사천리로 추진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송아지 한 마리에 만원이란 얘기는 듣고 계십니까? 사료 빚에 허덕이다 못해 자식 같은 소를 굶길 수밖에 없는 축산 농민들의 심정을 알고 계시기나 합니까?

수입산 쇠고기 급증으로 소 값은 폭락하고 축산업은 이미 붕괴 직전까지 왔습니다. 2004년 13만 3천 톤에 불과하던 수입산 쇠고기는 2011년 28만 9천 톤으로 15만 톤 이상이 늘어났습니다. 2006년 2톤에 불과하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2011년 10만 7천 톤으로 10만 톤 이상 급증했습니다. 한미FTA가 발효 직전까지 온 상황에, 정부는 올해부터 캐나다 쇠고기 수입까지 강행한다고 하였습니다. 축산 기반 자체가 초토화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수십 년 고생하며 소를 키워온 한우․육우 농가들에게 지금 남은 것이라곤 수억 원의 빚더미와 참담한 미래뿐입니다. 보험 해약하고 땅까지 팔아도 폭등하는 사료 값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현실입니다. 사료 빚에 허덕이는 농민들은 행여나 축협에서 차압이 들어오지 않을까 매일 가슴을 졸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습니다.

정부의 직무유기로 발생한 소 값 폭락 사태에 사과는커녕, 정부는 오히려 농민들을 범죄자로 만들겠다는 협박까지 일삼았습니다. 소를 굶어 죽게 만든 농민에게 ‘동물보호법’을 적용하여 처벌하겠다, 소를 끌고 올라오는 농민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하여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합니다. 이는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농민들의 폭발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기폭제가 되고 있음을 똑똑히 아셔야 할 것입니다.

이미 대통령께서는 농민들을 물가 폭등의 주범으로 몰아가며 농수축산물 중심으로 ‘물가책임제’를 실시한다 하셨습니다. 대규모의 농축산물을 무관세로 수입하고 공공비축미 또한 대거 방출해서 농민들을 옭죄고 있습니다. 이제 농민들은 대통령의 ‘물가’ 타령만 나와도 온몸에 소름이 돋고 가슴에서 불이 납니다.

정부는 10년 전 수준인 쌀값도 비싸다 하며, 농민들과 철석같이 했던 약속마저 어기고 공공비축미를 대거 방출해 왔습니다. 새해 초부터 2009년산 쌀 20만 톤을 절반 가격으로 방출하고, 밥쌀용 수입쌀 21만 톤까지 조기 도입하여 쌀값을 억지로 낮추고 있습니다. 이는 농민들에 대한 경제적 탄압과도 같은 것입니다.

4인 가족 한 달 쌀값이 2만5천원, 고작 피자 한판 값밖에 안 되는 처절한 수준입니다. 공공요금, 기름 값, 전세 값, 등록금 등 정작 서민들 허리 휘게 하는 물가는 나 몰라라 하면서, 애꿎은 쌀과 농산물 값만 문제 삼아 농민들을 핍박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인 농민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겠다는 참으로 비겁한 행동입니다.

대통령 임기 4년간 우리 농민들에게 남은 것이라곤 무너질 대로 무너진 생업기반과 산더미 같은 빚뿐입니다. 지금이라도 농정의 전환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역사는 농업을 초토화시키고 이 땅의 생명줄을 완전히 끊어놓은 대통령으로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통합진보당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은 정부의 반농업․살농업 정책을 규탄하며 사태 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축산농민들의 연쇄파산을 막기 위해 부채상환연기 및 농수산업경영회생자금 지원 등 경영안정대책을 즉각 실시해야 합니다.
2. 수입산 쇠고기 급증과 소 값 폭락 사태의 연관성을 면밀히 분석하여 WTO 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검토해야 합니다.
3. 축산농민 협박을 즉각 중단하고, 긴급 한우․육우 수매를 실시해야 합니다.
4. 사료안정기금 설치․사료자급기반 확대로 축산농 파탄의 근본 원인인 사료 값을 낮춰야 합니다.
5. 물가정책의 실패를 농민에게 떠넘기는 ‘대규모 농축산물 무관세 수입’과 ‘공공비축미 방출’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6. 농가 소득보장이 불가능한 공공비축제도를 폐지하고, 「기초농산물 국가 수매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7. 우리농업의 생명줄을 끊어놓을 한미 FTA 발효와 한중 FTA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2012년 1월 19일
통합진보당․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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