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유출 불산 고엽제성분 지역초토화

"동네 전역이 누렇게 말라버렸다고 보시면 됩니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2/10/07 [01:00]

구미 유출 불산 고엽제성분 지역초토화

"동네 전역이 누렇게 말라버렸다고 보시면 됩니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2/10/07 [01:00]
"이 불산이라는 물질의 주성분이 불소거든요. 쉽게 말해 고엽제의 주성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이런 사태가 번진 건데 마치 고엽제를 뿌려놓은 듯 한 그런 인상입니다. 동네 전역이 누렇게 말라버렸다고 보시면 됩니다."
 ▲ 유출된 불산으로 포도들이 모두 고사했다. ⓒ정수근

정 국장은 4일 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게 굉장히 건강상의 위해를 주기 때문에 주민들 안전이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월남전때 발생한 고엽제 피해와 같은 사태 재발이 우려된다는 지적인 셈이다.
 
그는 유출된 불산의 양에 대해선 "20톤 탱크로리 두 대 분량의 작업을 하면서 한 대는 다 채웠는데, 한 대에서 누출됐다는 것으로 봐서 바로 조치가 안 취해졌다면 한 20톤 흘렀다고 볼 수도 있는 건데, 어쨌든 면적으로 봤을 때도 구미시가 발표한 것으로는 91㏊라고 하는데 평수로 따지면 27만 평인가 된다. 굉장히 큰 면적이고, 그런데 그걸로 다 할 것이 아니고 굉장히 광범위하게 퍼져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당시 수습작업에 참여했던 소방관 등 공무원들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공무원들조차도 이 물질이 얼마나 위험한 물질인지를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방독 방제 작업을 충분히 한 다음에 갔어야 되는데 그러지 않고 갔기 때문에 2차적인 피해를 오히려 그분들이 더 심하게 입으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선 "주민들 얘기가 저렇게 맹독성 물질을 취급하는 업체가 우리 마을 코앞에 있는데도, 이 공단이 들어선 지가 13년이 됐다고 해요. 그동안 한마디도 구미시에서도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없었고, 이런 물질이 나오는데 이것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조치할 수 있는지 이런 얘기를 들은 적도 없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민들이 굉장히 분노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그는 <독극물 때문에 이 지경 됐는데, 안전하다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사고 발생뒤인 지난달 29일 공장과 마을을 둘러본 결과 "현장의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며 "특히 해당지역 농가마을의 농산물과 가축의 피해가 상당히 컸다. 다행히 사고 발생 직후 축사에 있었던 봉산리 마을이장의 긴급대피령이 없었다면 대형 인명사고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공단의 가로수들이 하나 같이 고사해 있었고 바깥에 나가 잠시 사진을 찍었을 뿐인데도 목이 굉장히 따가웠다"며 "사고가 일어난지 이틀이나 지났지만, 그곳은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 없는 상태였다"며 구미공단 인근 마을 상황을 전했다.
▲ 유출된 불산으로 배추 등이 모두 말라 죽었다. ⓒ정수근  

그는 특히 "가수 유출사고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구미시 산동면 일대 지역은 지난해 구미 단수 사태로 일주일간 수돗물 대란 사태를 겪은 지역이기도 하다"며 "지난해에는 4대강사업으로 주민들을 곤욕에 빠트리더니, 올해는 국가산업단지의 독가스가 지역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출된 불산의 성분에 대해서도 "불산은 불소화합물인데 불산의 주성분인 불소는 기본적으로 독극물로 분류된다. 불소는 쥐약과 살충제의 주성분인 맹독성 물질이기도 하며 화학전에 사용되는 군사용 신경 독가스의 기본 물질이기도 하다"며 "이 화학 물질은 세포조직을 쉽게 통과하고, 흡입·섭취·피부 접촉 등 거의 모든 노출경로에 대해 독성을 갖는다"며 불산이 쥐약과 고엽제의 주성분임을 강조했다.
 
시민환경연구소 고도원 연구원은 "목으로 흡입시 비염·기관지염·폐부종 등을 일으킬 수 있고, 눈으로 흡입시 각막 손상으로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또 이 물질은 끓여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뼈 같은 곳에 농축돼 뼈를 녹인다"며 "뇌신경세포의 기본기능을 저해해 지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고 심각성을 지적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소들이 콧물을 흘리는 등 심상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수근   

그는 더 나아가 "불산가스는 공기보다 가볍기 때문에 사고 공장과 불과 6km 떨어진 낙동강으로까지 비산했을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라며 "봉산리와 인근 구미시 양포동과 산동면 임천리까지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식수원인 낙동강으로 문제의 독가스가 유입됐을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식수원 오염도 우려했다.
 
그는 "실제 29일 봉산리에서는 구미시 당국이 소방차를 동원해서 마을 이곳저곳에 물청소를 하고 있었다. 마을에 가라앉은 불산을 물로 씻어내겠다는 것. 그런데 현장에서 만난 공무원에게 물었더니 청소한 물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고 했다.
 
인근 하천인 한천까지는 거리가 불과 1㎞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그 한천이 낙동강을 흘러가는 데 직선거리로 5㎞밖에 안된다. 그리고 구미시의 취수원인 해평취수장은 사고지점에서 직선거리 6㎞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Views&News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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