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병 무공천' 논쟁과 득실셈법 계산

맹인섭 기자 | 기사입력 2013/03/27 [10:46]

'노원병 무공천' 논쟁과 득실셈법 계산

맹인섭 기자 | 입력 : 2013/03/27 [10:46]

 
민주통합당의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무공천 방침과 관련, 정치권의 찬반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경쟁자들이 득과 실에 대한 셈법 계산에 분주하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여전히 지도부의 무공천 결정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김한길 의원은 "(노원병 무공천은) 지도부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인 만큼 뜻을 존중한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민주당 대표 선출을 위한 5·4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이용섭 의원은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127석의 국회의원을 가진 60년 전통의 제1야당이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현실이 말할 수 없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대선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에게 진 부채, 새누리당 후보의 어부지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고육지책으로 이해한다"며 "그러나 이런 식의 무공천은 이번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의 무공천 결정에 "바람직하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낸 안 후보측은 민주당이 노원병에 무공천함에 따라 다소 부담이 줄어든 분위기다. 전통적인 여야의 양자구도에서 후보가 난립하는 다자구도가 되면서 야권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민주당의 무공천으로 이런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안 후보는 이날 민주당의 무공천 소식에 "새 정치의 길에서 여러 사람들이 뜻을 모으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저는 새 정치를 위해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상계동 주민들을 만나 뵈면서 국민이 바라는 새 정치의 길을 가겠다는 확신과 소명의식을 거듭거듭 느끼고 있다"고 선거운동 상황을 소개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가 안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진보정의당은 일단 야권 단일화보다 안 후보와의 당당한 경쟁을 약속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아 선거에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정의당 김지선 후보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뜻을 계승하고 노원의 승리를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했던 민주당 이동섭 노원병지역위원장님께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정미 대변인도 "민주당의 무공천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김 후보가 펼치는 새정치로 노원의 민생과 미래를 향해 안철수의 새정치와 아름다운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통합진보당은 정태흥 후보는 야당으로서 자기 정체성과 가치가 실종됐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무공천 결정을 내리면서도 자당이 안철수 예비후보를 지지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지 못했다"며 "무공천을 한다면 누구를 지지하는지를 밝히는 것이 상식인데 민주당 지도부는 왜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냐. 왜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있냐"고 공격했다.

새누리당은 "공당답지 못한 비겁한 일이고 책임정치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야권연대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고 다자구도 축소에 대한 표심 분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 탓이다.

이상일 대변인은 "민주당은 범야권 연대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댔지만 실제로는 선거에서 의미 있는 득표를 하지 못할까봐 그래서 민주당의 무력함이 확인될까봐 무공천 결정을 한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특정 후보자의 눈치를 보며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으니 공당답지 못할 뿐 아니라 책임정치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민주당은 국회에서 127석의 의석을 갖고 있는 거대 야당이지만 선거 때만 소위 야권 연대라는 꼼수를 부리면서 표계산과 정치공학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과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심 없이 훌륭한 정치를 할 수 있을지, 진정한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부끄러움을 안다면 무공천 결정을 철회하고, 후보를 내서 정정당당하게 노원병 주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 노원병 지역 공천을 신청한 허준영 전 경찰청장은 "선거 지역이 불과 세 곳 뿐인데 대한민국 제1야당이 후보 공천을 하지 않는 게 경악스럽다"고 날을 세웠다.

허 전 청장은 "무엇보다도 민주당 이동섭 당협위원장이 지난 19대 총선 때 노회찬씨에게 야권 단일 후보를 양보하고 또다시 충성스런 지역 당직자가 당리당략에 의해 희생되는 모습에 공분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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