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죽게한 기레기영화 '나이트 크롤러'

이경헌 기자 | 기사입력 2015/02/16 [01:42]

동료 죽게한 기레기영화 '나이트 크롤러'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5/02/16 [01:42]

기레기. 기자도 아닌, 쓰레기 같은 기자를 일컫는 신조어다.
 
세월호 참사 오보 때 생겨난 이 말은 어느덧 우리 사회의 기자에 대한 생각을 대변하고 있다.
 
오는 26일 개봉을 앞둔 영화 <나이트 크롤러>는 지역방송사에 자극적인 사건사고 영상을 판매해 먹고 사는 이른바 나이트 크롤러를 다룬 영화다.
 
물론 한국에서도 소정의 사례비를 영상 제보자에게 지급하고는 있지만, 워낙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발달한 나라여서 전문적인 꾼이 양성되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시민 누구나 사고현장을 지나다 스마트폰으로 풀HD급 영상을 촬영해 클릭 몇 번으로 방송사에 바로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가의 장비를 가지고 다니면서 전문적으로 찍는 사람 보다 더 빠르게 시민들이 촬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영화는 경찰 무전기와 캠코더를 가지고 다니면서 경찰보다 먼저 사고현장에 도착해 자극적인 영상을 촬영해 지역방송사에 팔아넘기는 사람들을 통해 언론이 점점 자극적인 것을 쫓는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특종을 위해 일부러 범죄가 일어나도록 조장하거나 동료가 총에 맞아 죽어가는 모습을 찍기 위해 동료를 속여서 총에 맞도록 하는 등의 비윤리적이자 비인간적인 그야말로 기레기(엄밀히 나이트 크롤러는 방송사에 고용된 기자는 아니지만)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기자 근성이라는 것도 중요하다. 본 기자도 혹시라도 일어날지 모를 일에 대비해 사진 한 장 찍으려고 7~8시간 동안 한 곳에 죽치고 앉아 있어보기도 했다. 그런 걸 기자들 용어로 뻗치기라고 한다.
 
그러나 영화 속 주인공과 본 기자를 포함한 대다수의 기자들이 다른 점이 있다면 제대로 된 기자들은 사건을 쫓긴 하지만 사건이 일어나도록 조작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 조금은 불편하다. 가뜩이나 세월호 이후 국민들이 언론을 믿으려 하지 않는 요즘 같은 시기에 이 영화가 개봉한다면 대다수 선량한 기자들마저 모두 기레기 취급을 받을까 싶어서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 했듯이 우리나라는 워낙에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발달한 탓에 영화 속 나이트 크롤러 같은 사람들이 생겨나기 구조적으로 힘들며, 그렇기에 영화는 영화일 뿐 이를 우리 언론의 현실과 오버랩해서 보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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