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지 않은 시민들에 맞서는 경찰들

생탁, 한남택시 고공농성 노동자들을 만나러 희망버스가 왔다 1

이수경 | 기사입력 2015/06/08 [01:43]

위험하지 않은 시민들에 맞서는 경찰들

생탁, 한남택시 고공농성 노동자들을 만나러 희망버스가 왔다 1

이수경 | 입력 : 2015/06/08 [01:43]
2015년 6월 6일, 오후 5시경 부산시청 앞엔 생탁, 한남택시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을 응원하는 전국에서 온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맞이하기 위한 차분한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부산 지역 내에서도 조직이 쉽지않은 각 단체의 일정과 갑작스런 질병, 메르스의 여파로 많은 준비단체들이 있었던 것은 아닌 듯이 보였다. 꾸준하게 농성장을 찾아왔던 작은 시민단체들과 생탁, 한남택시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희망버스를 준비해왔다고 한다.
 
▲ 2015년 6월 6일, 오후 5시 희망버스가 도착한 생탁 연산제조공장 풍경과는 달리 차분하게 문화제를 준비중이던 부산시청 앞 광장 풍경     © 이수경
 
부산에서 활동하는 작은 단체들이 시민들과 만날 부스를 준비하는 중이였고 택시운수 민주노총 노조원들과 반빈곤 단체 활동가들, 전국에 밥차로 연대하는 "밥통"의 활동가들은 다같이 모여 함께 나눌 밥과 국, 전등을 만드는 모습이였다. 
 
이 날 전국에서 부산시청과 부산지방경찰청을 둘러싸며 모아놓은 경찰의 숫자는 1천여명에 육박하며 주변 곳곳에 서 있던 경찰차량은 32대가 넘었다.
 
하지만 농성장과 희망버스를 준비하는 그 어느 곳에도 그렇게 많은 경찰을 맞아야 할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 생탁 노조원 중 남은 8명의 조합원 중 6명은 이제 60대인 여성분들이며 농성장에서 희망버스 문화재를 준비하고 있던 많은 자원봉사자들은 여성들이였다.
 
부산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인권, 생존권에 힘을 쓰는 단체들이 부스 3개를 만든 정도의 규모이며, 전국에서 온 희망버스라고는 하나 정부에서 미진하게 대처한 "메르스 정국" 이라고까지 불리는 요즘에 참가자 인원은 반 이상이 줄어있는 상황에서 1천여명의 경찰병력을 투입한 부산시지방경찰국.
 
▲ 먹거리를 만들고 있던 여성분들의 모습     © 이수경
▲ 전혀 위험해보이지 않던 에코 물통 판매대 
 
▲ 생탁에서 마련한 농성장 후원금마련 손수건 판매대     © 이수경
 
 
 현재 전국의 집회와 시위는 각 경찰서에서 배치되어있는 보안과 담당자에 의해서 거의 대부분 신고,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안은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시위나 집회를 조직하는 주최측에서는 경찰 소속의 보안담당자와 그 날 하루에 있을 집회 상황을 상호 논의하며 참가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불의에 사고를 대비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이 날 역시 희망버스 고공농성장의 집회장소는 부산시청 앞이므로 더욱 더 많은 논의가 오고갔다고 한다.
 
하지만 주변에 시위나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참여하지 않는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동원된 경찰병력은 의외로 상당히 많은 숫자였다.
 
▲ 시청앞에 늘어서있던 경찰들의 교대행렬     © 이수경
▲ 부산시청 앞 바로 길 옆에 서 있는 부산지방경찰청 앞에 서 있던 경찰병력들     © 이수경

한산하고 차분하게 전국에서 온 연대자들에게 밥을 짓는 풍경과 대비된 마스크에 방패까지 들고 있던 많은 경찰들. 지나가는 부산 시민들에게 위압감을 주고 있는 풍경은 어떤 쪽이 될지 다시 한 번 관계 책임자들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 갑자기 부산시청 앞에 등장한 소방서 관할 고공 사다리차     © 이수경
 게다가, 소방서에서 출동한 사다리차는 집회를 준비하던 생탁과 한남택시 노조원들을 당황시킬 만한 충분한 동기를 부여한다.
 
"안전을 위해서 나왔습니다"
 
라고 하고 바로 밥을 짓는 밥통 옆에 고공 사다리차를 주차시켜 놓은 세심하지 않은 안전을 위한 경찰의 지시사항과 업무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오기 전에 이루어졌다.
 
불과 25명정도의 경찰 인원은 사다리차를 주차함과 동시에 거의 3배로 늘어나고 전투조의 복장으로 방패를 들고 있었던 상황으로 돌변해버린다.
 
또한 그간 총파업부터 매일 저녁 있었던 부산시청 앞 문화제 풍경과 달리 집회가 이루어지고 부스가 서고 밥이 지어지고 있는 바로 50센티미터쯤 떨어진 지점엔 안전을 알리는 주황색 안전사고 예방주의콘을 10여개 이상 세워놓고는 경찰들이 직접 집회장 안으로 들어서 있는 시도를 하였다.
 
주최측에서 바로 항의하자 경찰병력은 바로 철수 했으나, 이 예방주의콘관련 경찰병력 투입을 명령한 기관에 대한 대답은 제각각이였다.
 
제 1기동대 라고 이야기는 하는 경찰관이 있었지만 나중에 온 한 정보계장의 말은 연제경찰서라고 답변한다. 명령은 있고 동원되어지는 경찰병력은 있으나 책임을 물어야 하는 곳에서 확답은 정확히 전해지지 않는 상황. 전국의 집회현장에서 늘 반복되어지고 있는 일이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생탁 연산제조공장 앞에서 가슴 뜨거운 연대감으로 함께 하고 있던 바로 그 시각. 부산시청 앞 문화제를 준비하던 부산시청 앞 광장엔 전국에서 모인 경찰병력의 어이없는 남용이였고 오히려 문화제를 준비하던 시민들은
 
"우리가 할 일만 잘 합시다. 신경쓰지 않아요" 
 
희망버스로 오는 참가자들을 대접할 밥을 짓고 있었다.
 
▲ 집회장 안으로 메르스방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들어서 있던 경찰들의 모습     © 이수경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는 시민들과 위험해 보이는 경찰들의 모습은 자못 대조적이였다.
 
  참조기사 - 생탁 한남택시 고공농성. 희망버스가 온다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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