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탁·한남택시 희망버스 "사람이있다"

[포토] 고공농성 노동자들 지원집회 참가자들 "진실은 침몰하지 않아"

이수경 | 기사입력 2015/06/08 [01:21]

생탁·한남택시 희망버스 "사람이있다"

[포토] 고공농성 노동자들 지원집회 참가자들 "진실은 침몰하지 않아"

이수경 | 입력 : 2015/06/08 [01:21]
민주노총 방송차에선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천연옥 수석부위원장의 방송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지난 52일동안 부산시청 앞 전광판 고공농성장을 지켜온 노동자들에게 희망버스 연대대오는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곳곳에는 서로 부둥켜 안는 각 지역 운수노조 조합원들과 또 다른 어렵고 힘든 현장에서 함께 했었던 시민들이 있었다.
 
"박근혜 미국가지말고 여기 와야지!"
 
▲ 환대와 우정이 넘치던 배식대로 전국에서 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줄을 서서 저녁식사인 주먹밥과 오뎅국을 받고 있다     © 이수경

이런 너스레 한 마디에 그동안 힘들게 부산시청 앞을 지켰던 생탁, 그리고 한남택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문화제 시작이 8시임을 알리며 식사를 준비한 밥차연대, "밥통" 은 멀리서 온 연대시민들에게 주먹밥과 오뎅탕을 나누어 주었다. 이런 환대와 우정이 가득 넘치는 저녁시간에 사실상 민주노총에 속해 있는 희망버스 주최자들은 함께 하고 있질 못했다.
 
"이 차량이 왜 여기 서 있는 겁니까?"
 
시민들이 평화롭게 서로에 대한 환대와 우정을 나누던 배식줄 바로 옆 도로에 세워둔 소방서 고공 사다리차가 역시 화근이였다. 하지만 문제는 그 사다리차뿐이 아니였다. 채증을 시작하는 경찰관은 함께 바라보고 있던 기자가 의아할 만큼의 제스츄어로 경찰간부와 이야기하는 민주노총 간부들을 비아냥거렸고 여기저기 바라보고 있던 시민들의 항의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지금 채증 왜 하는 겁니까? 뭘 찍으시는 겁니까?"
 
어떠한 답변도 없이 갑자기 방패를 든 경찰 대오는 밥을 하느라 세워둔 LP 가스통들 쪽으로 시민들을 밀어내고 있는 셈이였지만 안전을 위한 배려는 물론 없었다. 와중에 식사를 배급받던 시민들이 가스통쪽으로 몰리는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요리를 하던 여성분들이 위협을 느끼자 물통을 던지기도 하였다.
 
"지금 저기 LP 가스통 있는 걸 아십니까? 여기 담당자가 누굽니까?" 하는 이성적인 항의도 들렸으나 경찰측의 대답은 없었다.
 
▲ 이해할 수 없는 제스츄어와 표정으로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항의를 쏟아지게 한 체증담당 경찰관     © 이수경
▲ 순간적으로 아수라장이 된 배급대 뒷 도로의 순간이였다. 갑자기 경찰이 택시운수노조 조합원과 민주노총 간부를 방패로 밀기 시작했다.     © 이수경
▲ 여기 담당자가 없습니까? 하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있는 정보과 담당자.     © 이수경
▲ 순간적인 혼란을 다시 정리하고 있는 택시운수노조 조합원들과 시민들. 이미 집회전에 논의된 일들이 경찰들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시민들에게 자극을 주고 있었다.     © 이수경

오히려 성숙하게 대응하는 시민들이 다시 배급대로 돌아가고 몇몇 택시운수 노조 조합원들을 분을 삭히지 못했다. 이 상황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이 한 경찰서에 정보계장일까? 부산연제경찰서 이철민 정보계장은 합의된대로 잘 되어질 것이라며 택시운수노조 조합원들에게 설명하였지만 제대로 된 그 어떤 사과도 없었다.
 
▲ 부산연제경찰서 이철민 정보계장은 제대로 된 설명이나 사과없이 "알았다고 아니라니까 이제 됐다니까" 등의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 이수경
 
 
 
▲ 경찰들 또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지 않았다. 명령이 어디서 오는지도 불명확했다.     © 이수경
 배급대에서 식사를 나누어주던 몇 몇 여성분들은 사람들이 갑자기 LP 가스통 주변으로 몰리면서 밀쳐지거나 부딪혀 찰과상을 입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상처보다 더 놀랜 가슴이였다.
 
그 누구도 책임지기 어렵고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경찰의 폴리스라인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 누구도 위협하거나 경찰의 공무를 방해할 필요가 없는 순간에 집회를 자극적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없다면 체계적인 명령체제 안에서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 시민들 뿐 아니라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까지 보호해야 하는 것이 경찰의 의무이며 업무라는 것을 굳이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공권력을 집행하는 경찰의 무능함은 바로 이런 곳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식사를 끝낸 희망버스 참여자들은 일어서서 함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플레쉬몹을 배우며 문화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전체 프로그램이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민들은 전광판 쪽으로 다가가 때론 수줍게 때론 거침없이 "동지여! 투쟁!" 을 외치고 있었다.
 
그동안 부산시청을 지키던 생탁, 한남택시 노조 조합원들은 그런 시민들이 올 때마다 전광판위에 두 노동자들을 전화연결로 불러주기도 하였다.
 
▲ 열심히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플래시몹을 배우고 있는 희망버스 참여 시민들의 모습.     © 이수경
서서히 부산시청 앞은 어두워 지고 있었으나, 전국에서 달려와준 생탁, 한남택시 고공농성을 응원하며 조속히 이들이 내려오길 바라는 연대자들에겐 손잡는 문화제의 들뜸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부산으로 이렇게 달려온 희망버스는 한진중공업 김진숙 지도의 85 고공크레인 농성에 이어 4년만의 일이였다.
 
- 지겨워...지겨워...아직도 이렇게 달려와서 서로 봐야되고 살려달라고 해야되고....달라진 세상은 언제 온답니까?
 
서울지역에서 온 한 참가자의 넋두리에 함께 자리한 시민들이 씁쓸한 미소를 띄웠다.
 
▲ 세월호 플래시몹을 함께 함으로서 2015년 6월 6일 부산시청 앞 희망버스 문화제를 시작하였다.  플레시몹을 막 끝내고 전광판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송복남씨와 심정보씨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희망버스 연대시민들.    © 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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