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잘못만나 얘들이 고생이구만"

[댓글언론] 교육부 학생성적 인터넷공개 방침에 누리꾼 반발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8/05/24 [10:04]

"대통령 잘못만나 얘들이 고생이구만"

[댓글언론] 교육부 학생성적 인터넷공개 방침에 누리꾼 반발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8/05/24 [10:04]
2009년부터 전국 초중고의 학교별 성적을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하는 방안을 교육부가 발표하자 이를 둘러싸고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단 찬반 논쟁에서는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다. 반대하는 누리꾼들은 "초등학교부터 경쟁을 강요당하고 있다"면서 인성교육이 아닌 경쟁만을 유발하는 교육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학교별 성적 공개로 인한 '학교 서열화' 문제도 논란거리다. 학생간, 학교간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과연 올바른 교육이냐는 누리꾼들의 우려와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은 '정부의 음모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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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촛불집회로 이명박 정부의 위신이 흔들리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학생을 괴롭히는 '경쟁'체제를 도입했다는 것이 음모론의 내용이다. 이들은 "4.19 후 박정희 정권이 입시지옥으로 중고생들의 정치 참여를 막았다"는 것을 예로 들며 인터넷에 떠도는 말처럼 이명박 대통령이 '초중고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찬성하는 이들은 '학생간, 학교간의 경쟁은 피할 방법이 없다'라면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쟁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향 평준화'보다는 경쟁력있는 교육을 해야한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다.
 
"학교도 기업으로 운영? 명박스럽다"
 
성적 공개는 '무한경쟁'을 강요하고 결국 아이들만 희생양으로 만들 뿐이라는 누리꾼들의 비난 여론이 제일 높았다. "우리나라같이 눌러야 산다는 의식이 팽배한 사회에서 성적 공개하면 결국 아이들만 죽어나간다. 학교가 무슨 기업이냐?"(Top Glass), "머지않아 선생들 이러겠군. '야, 니가 평균 다 깎아먹잖아. 딴데로 전학가'"(곰팅이), "대통령 잘못만나 얘들이 고생이군. 아이들 서열화로 위화감 조성하고 공부기계로 만들겠다? 하는 짓이 과거로 돌아가려고 발악하는 거군."(눈꽃223)
 
"나도 학창시절 공부만 하다가 스트레스받고... 내 자식들에게는 자기가 하고 싶은거 맘껏 할 수 있는 세상에서 크길 바랬는데... 머리 텅빈 윗대가리 만나서 이게 뭐냐?"(Rjtmr), "명박스럽다. 모든걸 경제논리, 경쟁으로만 밀어붙이려하는 것. 국가를 경영논리로만 이해하려는 건 이명박만이 생각할 수 있는거다."(skrmsp)
 
"성적이란 가르치는 사람들에 의해 기록된 지식에 불과하다. 그게 어디 학교를 판단하고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란 말인가. 그러니 못된 놈들이 대통령되고 의원되고 장관되지."(소리), "안 그래도 차별공화국인 한국에서 이번 정부는 차별을 완전 공식화, 정당화하고 있다. 원래 차별주의자라 아무 생각 없는건지..."(오아시스)
 
"초중고와 전쟁 선포, 2MB 차별공화국"
 
'정부의 음모론'을 주장하며 정부부터 먼저 '서열화'를 하라는 글도 눈에 띈다.  "드디어 2mb 초중고와 전쟁 선포! 촛불집회에 앙심품고 드뎌 2mb가 초중고와 전쟁을 선포했다"(길벗), "정부가 아이를 옥죄는 이유? 아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없애고 컸을때도 투표나 사회비판의식이 없도록 해서 장차 특권층이 반기를 들 수 없는 무력한 존재로 만들려는 속셈이다."(소연여우)
 
"고등학생들이 시발점이 된 4.19이후 박정희가 입시경쟁을 하도록 교육정책을 바꾸었다는데... 이번 집회로 MB도 느낀게 많았나보네..."(깊은바다), "그래, 그럼 대통령 지지율도 매일매일 공개해라... 얼마나 더 떨어지려나..."(버드나무)
 
"인권 인권 운운하더니 이제 맘만 먹으면 인터넷으로 남의 성적표도 볼 수 있겠구나... 인권이 잘 보장된 나라 우리나라 명박나라"(행복을 위한), "이것도 실용이냐? 아니다. 이건 확인사살이다. 학교... 학생... 양극화 확인사살이다."(울랄라)
 
"애들 정치참여 막으려 성적 꺼내들어"

학생들의 개성을 죽이지말라는 글도 있었다, "요즘 트렌드는 개성있는 사람 아닌가? 서열화시키면 참 개성있는 사람이 만들어지겠다. 대학서열화로 고등학생들 고생하는데 초중까지... 유치원부터 초등입시 걱정해야하니?"(바보로소이다)
  
"요즘 중고생들 정부가 지나치게 간섭하고 입시정책 자꾸 바뀌어서 성인들보다 더 스트레스받는다. 이게 행정이고 꿈나무를 키우는거냐? 유치하다."(나단),"세계 대학 경쟁력 순위가 꼴찌라는데... 감성교육, 인성교육이 부족한데 주입식 0교시도 모자라서 성적까지 공개? 미쳤다!!"(이포)
 
성적 공개를 찬성하는 이들도 있었다. "현 시대는 경쟁의 시다입니다.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그만큼 노력해야하고 그럴려면 스스로의 위치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죠. 하향 평준화보다는 경쟁력을 기르는게 우선입니다."(스노우맨), "학교에서 공부 가르쳐서 얼마나 잘 가르쳤는지 국민 또는 학부모에게 공개하는 게 왜 파행인가? 그래야 책임있는 교육이 이루어지지."(아홉켤레)
 
"적당한 경쟁은 발전의 원동력"
 
"인생에서 성적은 중요하지 않지만 학교에서는 성적이 중요하다. 성적이 안좋다는 건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과 같지. 학교는 공부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건 사실이다."(hoshi), "경쟁이 없으면 너무 안일해집니다. 적당한 경쟁은 발전의 원동력이죠. 성의없는 교육은 이제 없어져야합니다."(sanghuck)
 
찬성자들의 논리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여론은 반대에 무게가 더 쏠리고 있다. 가뜩이나 경쟁에 짓눌려진 학생들이 성적 공개로 더 힘겨운 짐을 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누리꾼들은 정부가 어린 학생들을 탄압한다고 생각하며 성적 공개의 이유까지 의심하고 있다.
 
"참 잘한다~~ 어째 <백투더퓨쳐> 보는 거 같네... 1997년도인가 286 컴퓨터 산 적이 있었는데 그때 램이 아마 2메가였지?"(뽕이) 한 누리꾼의 야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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