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 방송장악 반대투쟁 나서라"

새언론포럼, 'MB정권에 맞선 언론자주권 지키기' 노조에 권고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8/05/31 [15:26]

"KBS노조, 방송장악 반대투쟁 나서라"

새언론포럼, 'MB정권에 맞선 언론자주권 지키기' 노조에 권고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8/05/31 [15:26]
이명박 정부의 'KBS 장악기도'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KBS 노조가 방송장악 반대 투쟁에 나서야한다는 언론단체의 성명이 발표됐다.
 
새언론포럼은 27일 성명을 통해 "KBS 노조가 '정연주 사장 퇴진과 낙하산 사장 반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정사장 퇴진 후 낙하산 사장의 임명은 정해진 수순이며 내부 통일이 완전히 이루어진 상황에서 낙하산 사장을 막기는 어렵다"며 노조가 '정연주 사장 퇴진'이 아닌 '방송장악 반대'를 외쳐야한다고 밝혔다.
 
▲ KBS 정연주 사장     © KBS

새언론포럼은 "이명박 정부가 KBS 장악을 시작으로 공기업 민영화 등 신자유주의 확산을 기도하는 시점에서 1990년 낙하산으로 사장이 된 서기원씨에 반대하며 출근거부, 총파업 투쟁을 전개해 방송사상 최대 규모의 자주권 독립투쟁으로 기록된 '1990년 4월투쟁'의 주역인 KBS 노조의 움직임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새언론포럼은 이어 "현재 노조가 주장하는 '정연주 사장 퇴진과 낙하산 사장 반대'는 내용상의 모순과 함께 전략적으로도 설득력이 약하다"고 지적하며 KBS 구성원들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연주 사장 퇴진'의 의미를 깨닫고 방송장악 반대투쟁에 나설 것과 함께 상급단체인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현상황 타개를 위한 활동에 즉각 나설 것을 호소했다.
 
다음은 새언론포럼의 성명 전문이다.
 
 
<성명 전문>
 
KBS 노동조합은 ‘정사장 퇴진’이 아니라 ‘방송장악’ 반대 투쟁에 나서라
 
이명박 정권의 ‘KBS 장악기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현 정권의 KBS 장악을 위한 수순은 군사작전을 방불케한다. 그만큼 주도면밀하고 일사불란하다.
 
KBS 장악작전의 첫 번째 목표는 정연주 사장의 강제퇴진에 있는 듯하다. 두 차례에 걸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김금수 KBS 이사장에 대한 정사장 퇴진 압박, 친여성향의 KBS 이사들의 정사장 사퇴권고 결의안 추진, 반대파 이사들에 대한 회유와 협박, 경영평가단의 보고서 조작논란 등의 조치들은 하나같이 정연주 사장을 겨냥한 것이다.
 
정사장 퇴진후의 수순도 공개됐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구체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언론특보 K씨-를 후임 사장에 앉힌다는 것이다.(기자협회보 5월 21일자 손관수 기자 기고문 ‘KBS를 꺾어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참조)
 
손기자의 글을 인용한다. “그야말로 광풍이다. 권력에 눈먼 자들의 몰염치의 극치다. 최근 KBS를 둘러싼 낯뜨거운 사태들은 ‘정권의 KBS 장악 시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리고 그 기획의 핵심 연출자는 청와대다.”
 
KBS 장악이후의 수순은 무엇이겠는가? MBC 민영화 시도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렇게 양대 공영방송사가 정권의 수중에 들어가게 될 경우 벌어질 사태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수구족벌신문연합인 조중동에 의해 왜곡, 편향된 한국사회 공론장의 균형추를 그나마 잡아오던 공영방송의 몰락은 5공 독재로의 회귀, 바로 그것이다. 최근 일어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 국면에서 KBS와 MBC의 중요성을 국민들은 똑똑히 목격했다. 국민들은 후안무치하게도 불과 1년 전 자신들이 썼던 기사와 주장을 180도 뒤집었던 조중동의 농간에 넘어가지 않았다.
 
KBS 장악은 단순히 방송사 하나를 접수한다는 의미를 훨씬 넘어선다. 공기업의 민영화 등 전면적인 신자유주의의 확산기도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미 교육과 의료, 노동, 복지 부문에서의 사기업화, 사영화 작업이 시도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맥락에서 이명박 정권의 KBS 정연주 사장 퇴진기도는 보수, 기득권 세력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치권력 대 1987년 이후 진전돼 온 민주주의를 확장시키려는 시민사회의 역학관계를 변화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정사장 개인의 자질과 능력, 또는 KBS 구성원들의 정사장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사회적 맥락에서의 의미는 그렇다는 말이다.
 
이같이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는 KBS 노동조합의 움직임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KBS노조는 주지하다시피 저 빛나는 ‘1990년 4월투쟁’의 주역이다. ‘4월투쟁’은 서기원이라는 낙하산 사장 임명에 반대하는 출근거부와 총파업 투쟁으로 수많은 KBS인들의 구속과 해고사태를 불러왔던 방송사상 최대규모의 자주권 독립투쟁으로 기록되어 있다.
 
현재 KBS노조는 '정연주 사장 퇴진과 낙하산 사장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 KBS노조의 주장은 내용상의 모순과 더불어 전략적으로도 설득력이 약하다. 정사장이 퇴진할 경우 낙하산 사장의 임명은 짜여진 수순이다. 또 KBS 내부도 90년 4월 당시처럼 통일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노조는 어떻게 이를 막아 내겠다는 것인가? 그럴만한 동력이 있기는 한 것인가? 시민사회와 노동계 일각에서 KBS노조를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현상황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지난 20여년동안 각 언론사 노조와 언론노련, 언론노조에서 집행부 활동을 했던 우리들은 선배로서 쓴 소리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따라서 우리는 KBS노조와 KBS 구성원, 그리고 언론노조에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1 .KBS 노동조합은 정부에서 획책하고 있는 ‘정연주 사장의 퇴진’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깨닫고 방송장악 반대투쟁에 나설 것을 호소한다.
 
2. KBS 구성원들은 현 상황의 엄중성을 직시할 것을 호소한다.
 
3. KBS 노동조합의 상급단체인 전국언론노동조합은 현상황 타개를 위한 활동에 즉각 나설 것을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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