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에 촛불꺼질 것으로 알면 2비트”

[댓글언론] 대통령 대국민 사과 담화 나오자 누리꾼 갑론을박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8/06/20 [11:33]

“장마에 촛불꺼질 것으로 알면 2비트”

[댓글언론] 대통령 대국민 사과 담화 나오자 누리꾼 갑론을박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8/06/20 [11:33]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한미 쇠고기협상 파문과 관련, 대국민 사과 특별담화를 발표하자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거세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특별기자회견에서 "식탁 안전에 대한 국민 요구를 꼼꼼히 헤아리지 못했고 자신보다 자녀의 건강을 더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반성한다”고 용서를 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어떤 경우에도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는 우리 식탁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30개월령 이하 쇠고기 수입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리는 고시를 보류하고 수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인적쇄신과 관련, "첫 인사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국민의 눈높이에 모자람이 없도록 인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대선공약이었던 대운하 사업도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19일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국민 뜯을 살피지 못해 죄송하다고 이명박 대통령이 특별담화에서 밝혔다. 포털뉴스사이트에 실린 한 언론의 보도내용 갈무리.     © 인터넷저널

“식탁안전 국민요구 헤아리지 못해 죄송”

이 대통령은 또 "가스와 물, 전기, 건강보험 등은 민영화계획이 없다"고 강조했고, "물가를 안정시키고 서민의 민생을 살피는 일을 국정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대통령의 담화 내용이 실린 보도가 나가자 누리꾼들은 5시간여 만에 5700개가 넘는 댓글을 달며 공방을 펼쳤다. 다수는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말의 성찬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특히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 수입을 하지 않겠다고는 하지만 기타 검역주권, SRM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어떤 언급도 없었다며 또 한 번의 꼼수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또 네티즌들은 한편으론 이처럼 국민에게 사과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인터넷통제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점을 우려하며 언론통제 중단을 주문했다.

소수이긴 했지만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도록 격려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한 목소리로 요청해 그 결과를 지켜보자는 지적 등이 제기됐다.

먼저 가장 거센 비난 여론이다. “반성하면 뭐해... 변한 건 없는데... 재협상은 불가... 국가간 보증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당? 대운하는 국민이 싫어하면 안한다는 단서... 공기업 민영화대신 선진화. 반성한다면 뭔가 변화가 있어야지 말만 바꾼 거잖아... 촛불대신 그 자리에 희망을 채운다면서?”(노아의일족)

“한마디로 여론무마용, 실제는 언론장악 중...”

“6.10 촛불시위 때 시민들이 부르는 아침이슬 노래를 들었다? 그 당시 청와대에 나가 있던 방송국 기자 왈... '지금 시위대가 세종로 사거리에 막혀서인지 이곳 청와대에는 시민들의 어떤 외침도 들리지 않은 채 정적만이 감돕니다.' 낮일은 새가 듣고 밤일은 쥐가 듣는다더니,,, 진짜 쥐인가베.”(세하)

“한마디로 여론무마용. 실제는 언론장악중이고, 정부에서 운하, 민영화 진행중. 소고기도 30개월 미만이면 뭐해. 위험물질 SRM 부위 수입할건데. 민간자율을 믿나? 사건 터지면 책임은? 장사치를 믿으라니. 이익 되면 나라도 팔 것들인데. 끝까지 재협상 안하네. 언행불일치. 믿음상실.”(gov3535)

이어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목소리도 줄을 이었다. “대통령 말씀이 어찌 이중인격자의 말씀 같아 보여! 왜 그럴까? 진정 믿음이 가지 않으니...어쯤 좋아?”(푸른바다) “뭘 반성했다는 건지...  반성은 나중에 하고 일단 급한 일부터 바로 잡아야 되는 거 아닌지... 설마 장마에 촛불이 꺼질 거라 생각했다면 정말 2비트 되는 겁니다.”(지민아빠)

“지난번에도 의사소통의 단절이다며 사과했지. 그리곤 내각을 대대적으로 손보겠다 하고선... 촛불시위가 주춤해지자 내각재편이 꼭 제일은 아니라고 말 바꾸고. 말장난으로 운영하나? 이정권이 정신 차려 잘 운영되길 바라는 사람인데. 그런 증거가 안보여...”(halflemon)

“믿음이 가지 않으니... SRM·검역주권은?”

“국가에 미친 이 엄청난 피해는 어떡할래... 진정 자복 통회한다면, 신뢰받을만한 선을 그어라. 빠져나갈 구멍 챙겨놓고 말하지 말고. 운하 안한다든지... 적반하장, 말뒤집기, 이중플레이 말고...” “머리 굴리는 사람 필요 없고, 국민 대리인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오. 사리사욕, 당리당약으로 흐려진 눈보다 더 밝은 국민의 눈이 있기 때문이오. 우리 목숨 우리가 지키지 않소? 국민의 안목 놓치지 말고 제대로만 따라 오시오.”(또록이)

네티즌들은 특히 분명한 쇠고기수입 안전조치를 촉구했다. “반성하고 안하고는 신경 쓸 것 없고... 재협상해서 30개월 미만 소고기만 수입하고 선진회수육인가 그거 수입금지 하고, 검역주권 확보나 하시지... 진실한 반성에는 행동이 뒤따라야지... 말로만 하는 반성이 무슨 반성이나...”(세상을 좋아한다)

“30개월 이하 SRM도 수입금지!! 왜 이것은 빼 놓으시나요. 진정 어머님들의 마음을 헤아리신다면 30개월 이하 SRM 수입금지도 꼭 해야 합니다. 우리는 분명히 지켜볼 것입니다.”(더불어) “그럼 SRM은?? 쇠고기 추가협상 타결 되도 문제인 것이, 30개월 막아낸다 해도, SRM은 어떻게 되는 건데?? 보나마나 추가협상까지 했으니 더 이상은 어쩔 수 없다고 버틸 거 아닌가?? 그럼 30개월 막아낸 거 아무 소용없잖아;;”(nautes) 

인적쇄신 정책변경 등 또 다른 각종 제안도 제기됐다. “정치력 부재의 한계. MB 정치력은 초딩 수준이다. 주위사람들의 뼈를 깎는 자기반성 있어야 한다. 특히 최시중 방통위원장, 당신 이명박 대통령 만드는데 인생을 걸었다면 정말 명박이 잘할 수 있도록 물러나는 게 도와주는 거다...”(gojigi)

“뼈저린 반성의 결정체가 인터넷언론 장악?”

“당신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은 큰 불행... 당신의 말 대로 뭔가 하다보면 지금보다 더 나쁜 상황이 될 거라는 거... 2mb 대한민국의 난제입니다. 골칫덩어리... 마음대로 저지르고 책임은 글쎄... 이제, 지도자 뽑을 때 검증 제대로 합시다.”(배후세력1)

“대통령 당신이 추구하는 글로벌은 내 사람만 챙기고 남의 사람은 내팽개치는 것인지? 리더의 덕목 중에는 포용력이 있는 데 당신은 그게 없습니다! 임기가 보장된 기관장을 머저리 시켜 내쫓는 걸 보면... 인사 쇄신 때 유 머저리도 꼭 정리하시길... 사과는 나름의 진솔한 면이 있다고 보지만 후속 조치들이 따라 주어야 할 것입니다.”(산여울)

누리꾼들의 또 하나 큰 우려는 언론통제. 특히 인터넷여론 통제 중단을 촉구했다. “인터넷통제에 들어갔나요? 알바들이 늘었네요. 특별회견을 왜 했는지 모르겠지만 알맹이는 없고 뭐든지 두루뭉술...(라일락) “뼈저린 반성의 결정체가 언론장악이군요. 아주 나쁜 방법입니다. 5년 내내 국민 분열 연습만 하다 종 치겠군요.”(소쩍새)

“진정성? 글쎄... 공기업 사장들 강제 퇴직. 그 자리에 코드 인사... 언론 탄압과 방송장악 음모. 종합적으로 볼 때 글쎄군.”(오솔길) “언론장악 하려는 거나 멈춰라 인간아. 언론장악 하자마자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하려는 수작 모를 줄 아냐, 인간아~”(프라이)

“한 번 믿어 주고, 서민을 위한 정치 주문”

소수이긴 하지만 긍정적 반응도 나왔다. “욕을 먹더라도 한마디 해야겠습니다.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촛불시위를 통하여 충분히 보여주었고, 대통령께서 반성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저도 선거 때 반대했지만, 좋건 싫건 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 한번 믿어 주고 힘을 합쳤으면 합니다.”(즐거운세상)

“노무현도 응원했지만 이명박도 응원합니다. 자기편 아니라고 여론으로 장난치고 무슨 짓을 해서든지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반대합니다. 우리가 대통령을 뽑은 이상 마지막까지 일할 수 있도록 응원해야 됩니다.”(나비) “진심어린 화합을 강조 합니다. 대통령이 실패하면 누가 손해를 볼까요? 서민들만 힘듭니다. 일치단결 하여 힘을 실어 줍시다. 서민을 위한 정치를 주문합시다~~~”(푸런맘) 

“이번만큼은 속이지 마시고 꼭 지켜주시길...ㅠㅠ”(장재선) “아무튼 안 한 것 보다는 낮다고 보니 긴 말은 하지 않겠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겠지... 두 눈 겁나게 크게 뜨고 지켜보겠습니다...(0 0) 잘못을 따져 묻는 건 찬성이지만 감정만 앞세운 말과 행동들은 어느 정도 자제가 필요한 듯...”(에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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