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의 몸짓, 마침내 자유로 고고싱”

[광화문연가] 비보이들의 좌충우돌 감옥탈출기 ‘브레이크아웃’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8/06/29 [01:01]

“해방의 몸짓, 마침내 자유로 고고싱”

[광화문연가] 비보이들의 좌충우돌 감옥탈출기 ‘브레이크아웃’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8/06/29 [01:01]
비보이들의 현란한 춤동작이 해방의 기쁨으로 다가왔습니다. 육중한 철창을 끊고 높디높은 담장 넘어 쪽빛 자유의 바다로 나래를 한껏 폈으니까요. ‘익스트림 댄스 코미디’라고 하더이다. 비보잉극 ‘브레이크아웃’은 이렇게 충격적으로 내 안의 억압의 사슬을 풀어놨습니다.

해가 질 무렵을 술꾼들은 기다립니다. 중독된 몸이 ‘술시’를 기억하니까요. 여느 때와 같이 전화기를 집어 듭니다. 거기서 만나자고요. 딱 한 잔만 하자고요. 그런데 느닷없는 제안이 하나 들어왔습니다. 비보이 공연을 보러가자는 것이었죠. 조그만 갈등의 시작입니다.

그렇다고 마다할 순 없습니다. 비싼 표를 준다는 데요. 허구한 날 퍼마시는 술, 한번 미룰 수도 있으니까요. 민족문제연구소가 젊어졌습니다. 공연동아리가 하루 수익분을 이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나요? 어여쁜 마음씨입니다. 공연 표 한 장을 제게 건넨 친구도 멋지고요.
 
▲ 6월이 다 돼 가는 어느날 횡재했습니다. 비보잉 상황극 '브레이크아웃'을 봤으니까요. 익스트림 댄스 코미디는...     © 최방식 기자

‘술시’에 붙든 느닷없는 횡재

사실 전 ‘비보이 난장’을 한 번도 제대로 구경한 적이 없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몇 번 봤을 뿐입니다. 현란한 손·발동작. 온 몸이 따로 노는 듯 한 움직임. 거꾸로 선 댄서가 팽이처럼 돌아가는 걸 보면 입이 쩍 벌어집니다. 얼마나 훈련을 해야 저럴까 궁금해서요.

요상한 날입니다. 예정에 없던 비보이 횡재를 잡은 게 그렇습니다. 탈옥퍼포먼스인데, 잠시 ‘대자뷰 현상’을 떠올렸습니다. 사무실을 나서며 잠시 봤던 영화채널의 ‘쇼생크 탈출’이 뒤늦게 생각났으니까요. 작품성에 연기력까지 언급했는데, 까마득히 잊고 희미한 기억을 더듬었으니까요. “어디서 봤더라.”
 
6월의 달력도 곧 떼 내야 하는 어느 날입니다. 종로 3가였습니다. 뉴스툰의 최민 국장과 말지 윤원석 대표와 함께 공연장으로 들어섰습니다. 윤 대표가 머뭇거립니다. 시원한 생맥주가 더 그리웠던 모양입니다. 살짝 빠져나와 한 잔 하자는 눈짓입니다. 망설이며 객석에 들어섰죠.
 
3백 여 명쯤 앉을까 싶은 극장입니다. 좀 일렀는지 텅 비었습니다. 자리를 안내해 준 여성분이 상냥하게 주의사항을 알려줍니다.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다나요. 장난기가 발동한 일행은 그녀를 괴롭힙니다. “찍으면 어떻게 하지요.” “카메라를 강제 압수하나요?”
 
▲ 공연 취지를 설명하고 있는 민족문제연구소 이해학 이사.     © 최방식 기자


조금 있으니 낯익은 얼굴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민주화운동을 열심히 해온 이해학 목사입니다. 연구소 관계자에게 물으니 이 단체 이사라는 군요. 행사를 개최하고 관객으로 회원을 초대한 취지를 짧게 소개합니다.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탈옥입니다. 탈옥하세요.”
 
‘대자뷰’ 망각을 깨는 ‘탈옥’
 
쾅 쾅 쾅... 천지개벽입니다. 비보잉의 역사를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고대 석상에서, 스포츠 동작에서, 그리고 노동자의 땀방울에서 차용한 익스트림 댄스라는 거죠. 그러고 보니 소리, 춤, 무술, 서커스, 체조, 요가도 다 그런 셈이군요. 희미하게 밝아오는 세상, 수사복을 입은 군중이 말없이 등장했다 사라집니다.
 
감방의 한 작업장입니다. 다섯 명의 비보이는 설정된 죄수입니다. 락카페에 온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비트박스와 팝핀·락킹, 그리고 현란한 비보잉이 제법 유쾌한 어둠속으로 관객을 불러들입니다. 땀방울이 맺혀갈 때 쯤 주인공들은 ‘익스트림 댄스 비급’을 받아듭니다. 탈출 명령서죠.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습니다. 안내 리플렛 어디엔가 보니 럼포, 그레이, 조커, 댄디, 트리키라는 이름을 가졌더군요. 국내 유수 비보잉배틀, 세계 최고의 경쟁무대라는 독일 ‘올해의 배틀’ 등 우승 경력이 화려합니다. 이 작품으로 지난해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초대받아 세계인을 흥분시켰다니 기대를 해볼만 하군요.
 
▲ 죄수들의 모의 장솝니다. 작업장이죠. '탈출 댄스 비급'을 받아든 것도 여기 언가 싶습니다.     ©브레이크아웃홈페이지


‘넌버벌’ 퍼포먼스라는 게 좀 신기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끄럽거든요. 말을 좀 바꿔야겠습니다. 박진감 넘친다고 해야겠습니다.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로 비트와 춤, 내레이션이 흐르고요. 다시 생각해보니 간수가 호루라기를 물고 있었군요. 하지만 비트박스 빼고 주인공들이 말이 없었나봅니다.

길고 긴 탈출이 시작됐습니다. 교도관에게 쫓기는 지루하고 아찔한 순간들. 어느 병원의 수술실을 거쳐 마침내 찾아 든 성당. 어여쁜 수녀와 마주하는 죄수들의 눈이 번쩍입니다. 그 것도 잠시. 교도관들의 헬기까지 동원한 끈질긴 추격에 자유를 향한 발걸음은 위기를 맞습니다.
 
수녀와 죄수, 그리고 해방공간
 
비보이들의 현란한 춤은 그 자체로 압권입니다. 80분 상황극 내내, 그야말로 틈만 나면 춤을 춰 댑니다. 스테레오 사운드에선 비트박스와 힙합음악이 빵빵하게 터져 나오고요. 그게 끝이 아닙니다. 코믹한 시나리오는 내내 관객들을 울리고 웃깁니다. 앞쪽에 앉은 꼬마 녀석 웃음소리가 가장 크더이다.

탈출 재미에 빠져 마쳐가는 것도 모르고 있을 즈음 하얀 자유가 찾아옵니다. 영원한 자유입니다. 스나이퍼의 정조준에 이은 하늘을 가르는 금속성. 그리고 마침내 해방을 만끽하는 것입니다. 머리에 하얀 띠 하나씩을 두르고서요. 누구도 억압할 수 없습니다. 어떤 사슬로도 장벽으로도 불가능합니다.
 
▲ 5명의 좌충우돌 비보이 죄수들의 운명적 탈출이 시작됐습니다.     ©브레이크아웃홈페이지


끝없이 파란 물결이 넘실댑니다. 그 너머 하얀 하늘과 맞닿은 길고긴 선하나. 점점이 많은 백사장의 한판 난장은 이제 설정을 넘어선 것입니다. 아름답고 눈부신 자유죠. 쇼생크탈출에서도 그랬습니다. 숨겨뒀던 돈까지 가지고 마침내 찾아간 곳은 바닷가 눈부신 해방의 공간이었죠.

권력과 낡은 신분질서의 횡포, 그리고 폭력에 주눅 든 우리의 삶. 그래서 언제나 사슬과 족쇄를 매달고 버거워하는 우리 내 멍든 일상은 사실 설정입니다. 촛불 하나로, 어둠을 깨는 총성 한방으로 불현 듯 깨어날 뿐입니다. 그리고 맞는 해방공간은 무지갯빛입니다. 아름답죠. 무대의 조명이 꺼져도.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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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승민 2011/05/31 [02:49] 수정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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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아돌이 2008/07/01 [13:41] 수정 | 삭제
  • 이런 좋은덴 저도 좀 데려가주세요... ㅠ_ㅠ+
  • 자미 2008/07/01 [12:31] 수정 | 삭제
  • 영화 쇼생크탈출에 흐르던 음악과 오버랩이 되는군요.
    자유와 해방의 날개짓, 훨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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