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조머시기일보 보는것 같겠구만”

'시사투나잇' 사실상 폐지소식에 누리꾼들 아고라 비판 목소리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8/11/05 [00:45]

“이제 조머시기일보 보는것 같겠구만”

'시사투나잇' 사실상 폐지소식에 누리꾼들 아고라 비판 목소리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8/11/05 [00:45]
시사투나잇 폐지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판 목소리가 거세다. 민주주의는 사리지고 독재의 암울한 세상이 오고 있다며 ‘언론바로세우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디어다음의 토론사이트인 ‘아고라’의 ‘자유토론방’에 오른 ‘시사투나잇이 정리되기 시작한다’(아이디명 Spiegel이 올림, 4일 새벽 등록)는 글이 오르자 하루도 안돼 2만4천여명이 읽었다. 아울러 144개의 논쟁적 댓글이 달렸는데, 거의 대부분 현정권의 언론통제에 반발하는 목소리였다. 찬반투표를 보면, 찬성 939표, 반대 9표였다.

이 글은 시사투나잇이 17일 가을개편 때 ‘미디어포커스’와 함께 폐지될 것이란 소식을 전하며 씁쓸한 기분을 전했다. 물론 ‘존치’키로 했다는 소식을 덧붙였지만 이름과 제작진을 바꾸는 것이기에 사실상 폐지라고 그는 언급했다.

필자는 특히 “뉴스가 정치를 말하면, 뉴스가 부정을 고발하면, 뉴스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나라가 되었다”고 개탄했다. 아울러 실어증에 걸려 포르노와 스포츠만 방영하는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정부의 방송에 비유할 수 있다고 했다. 전두환 정권시절의 '땡전뉴스'나 '3S'가 떠오른다고도 했다.

그는 또 현 정권의 “'경제 살리기'란 허상 앞에서 세상 모든 것이 먹잇감이 되고, 사람들은 침묵하고 외면하며 하루하루 즐길 뿐, 시대정신이나 보편적 논리, 숭고한 가치 따윈 필요 없는 세상이 됐다”며 이렇게 푸념한다. “그냥 일찍 잔다. 뉴스 같은 거 안 본다. 그냥 그러려니 한다. 또 하루하루 죽어간다. 참 X같은 세상이다.”

“우린 배만부르면 웃는 개돼지 아니다”

먼저 시사투나잇 폐지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판 목소리가 넘쳐났다. "먹고 살만하다면야 민주니 인권이니 촛불이니 이딴 것들이 뭔 소용이 있겠냐만... 우린 배만 부르면 좋아 웃는 개돼지가 아니다."(똥궁둥이) “KBS 뉴스 다 없어지고 청와대 뉴스가 나오는 건 아닌지 원...”(카인의후예) "시사투나잇 같은 프로그램 없애고(저건 없애는 거나 마찬가지) 도대체 어떤 걸 하겠단 말인가! 정권찬양프로라도 만들겠단 건가?"(놀고있네)

▲ 시사투나잇 홈페이지 화면. 가을 개편 때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KBS측은 '이름'만 바뀌고 '제작진'만 바뀌는 것이라고 강변한다니 기가막힌다.     © 인터넷저널


"늦게 퇴근하고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프로였는데... 그나저나 저 시간에 볼만한 TV 프로가 없으면 출산율은 높아지겠네. 혹시 배후가?"(ATDT01412) "참 조옷 같은 나라에요 국민들이 저질들이니 기대를 말아야죠. 귀 막고 살랍니다. 언젠간 조아지것죠. 투표 좀 잘합시다."(알콜짱) “KBS사장 바뀌는 날부터 안 봤음... 4년 동안 볼 일 없지. 쟤들도 그걸 알 거야... 지들 식구 단속하는데 쓰겠지. 어차피 쓰거나 말거나 분리해야 할 쓰레기들.”(하늘을보라)

“나는 아예 kbs로부터 채널을 돌려버린 사람이라. ‘1박2일’ 빼고... 이미 맛 간 kbs. 이젠 희망 안 건다. 허나 잘리는 게 겁나 x같은 정부의 XXX을 핥아야하는 kbs직원들(일부 몇몇)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조금은 드네... 도대체 왜 kbs는 ytn처럼 버티지 못한 거지? 너무 맥없이 무너진 모습..."(좋은꿈) "하긴, 지네 사람 하나 올려놨는데 변하는 거 하나 없음 아쉽겠죠. 양심 지키려고 열심히 노력하시는 제작진분들에겐 미안하지만... 아무래도 신뢰가 가야 말이죠. 이젠 조뭐시기일보 기사 보는 거랑 비슷할 거 같아서..."(바람이 분다)

“TV 안 볼 텐데, 시청료 낼 필요 없잖아...”

네티즌들은 또 시사투나잇의 그간 역할을 높게 평가하면서, 현 정부의 비판목소리 재갈물리기에 시청료 거부, 어용노조 심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시사투나잇이 제가 유일하게 열심히 보는 시사 프로그램이었는데... 미안하다, 그동안 날 속 시원하게 해준 시사만평과 시사난타여!"(안젤라) "시투, 사회적 약자의 소리를 담는 프로로 지지합니다. 모두가 ‘예’ 할 때 ‘아니오’라 한다는 상업광고가 생각나네... 모두가 한목소리를 낸다면... 아 끔찍해... 묵은 피로가 풀리는 듯한 박사임 아나운서의 단아한 모습과 목소리. 아~아쉽다. 서글프다."(ryn)

“어용방송 kbs, 정권의 확성기 kbs 시청료 거부 운동이 답인가?”(바람소리) “시사투나잇 보려고 매일 늦게 자는데... 이 것 빼면 kbs 볼 것도 없는데. 시청료 낼 이유가 없잖아...”(자유와 평등) “시청료 거부하여 어용노조 낙하산 몰아내자.”(Theo) “TV박살내기 퍼포먼스 어때요. ㅡ ㅡ;; 아예 다 안 보겠다. 어우...”(zzonbug)

“어용노조는 명박이 한테 잘 보여 한자리 해보려고 줄서기 하느라 바쁘답니다. 지들 방송국이 어찌되던 상관할 바 없고 오로지 제 한 몸 잘살면 그만인가 보네요. 불과 몇 년 전 노무현이 보낸 사장 몰아내고 민주주의 언론의 기수니 어쩌니 떠들던 때가 엊그제인제... 진짜 지랄같은 넘들이네요.”(클라뚜) “시사투나잇 폐지되면 어용노조 파업한다고 했으니 하나 봅시다.”(똥마려입열어) “폐지가 아니라 존치라니. 무늬만 시사투나잇이죠. 그래도 그 인간들 폐지 안했다고 큰소리 칠 텐데. 정말 얕은 잔머리 굴리는군요.”(사필귀정)

아울러 프로그램 사수를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사투나잇 본다고 항상 늦게 잡니다. 이런 괜찮은 프로그램이 12시 15분에 하는 것도 짜증나는데 폐지라? 어깨 삐딱한 아저씨 이젠 못 보는 건가요? kbs, 이것만은 지켜주길 바랍니다."(노노)
"시사투나잇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5주년기념 방송을 한 것이에요. 다만 없어질 위기에 있는 것은 사실이죠. 이대로 없어질 수 없다며 저항하고 있는 내부 제작진을 격려하고 여론으로나마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을까요?"(애벌레손)

“이명박 정권은 정말 언론통제 달인...”

"kbs를 무조건 욕하지 마세여... 신뢰도1위를 지키기 위해서 투쟁하는 pd와 기자, 아나운서 등 의식 있는 사원들도 많습니다. 우리가 욕할 대상은 어용노조죠. 머리 깎고 생쇼하는 철밥통노조를 규탄해야 합니다. 힘들게 고군분투하시는 KBS직원들 파이팅"(임여사)

현 정권의 언론죽이기에 대한 거친 비판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이명박 정권에는 언론통제의 달인이 있는 것 같다. 참으로 교묘하게 언론의 숨통을 조이는 것 같다. 주범이 누군지 정말 궁금하다. 전두환 때 허문도는 그나마 솔직하고 와일드하게 해서 감이라도 잡았는데... 이 꼼수에 강한 정권은 질기게 물어뜯으며 한번 물면 죽을 때까지 놓아 주질 않는구나. 4년 몇 개월 후 한국은 천박한 보수의 탈을 쓴 너구리들이 판치는 세상이 될 것 같아 정말로 암담하다."(하얀거짓말)

"언론이 죽어가는군요. 제대로 된 언론을 보기가 요즘은 참 힘듭니다."(카라멜모카) "앞으로 4년간은 바른말하거나 잘못을 비판하면 짤린다? 흐어~~걱 시대네"(impid) "어쩐지 요즘 채널 돌리면 온통 놀자, 먹자, 스포츠만 열라 하더만..."(s7777d) "원래 좋은 약은 입에 쓰다했습니다 충언은 귀에 거슬리는 법이지요. 그렇다고 막아버린다면 이 나라는 어디로..."(웃음) "뉴스는 뉴스일 뿐 오해하지 말자~ 시사투나잇, 바른말 하고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 때도 그랬는데... 왜 그러는지, 이번 정부는..."(모히칸)

"최시중 방통위원장 내정될 때부터 이미 예견된 거 아니었남? 이명박 대통령 될 때부터 이미 다 밑그림이 끝난 거지. ㅉㅉ 한심헌 잉간들 같으니라구~"(skpark) "아직도 잊을 수 없다. YTN 돌발영상 폐지 이유... 멜라민 성분 표기는 왜 제대로 안했냐고 말한 걸 내보내 이명박 무지함... 그 뒤 폐지 됐지. 씁쓸..."(크레파스) "사람이 다 나 같지 않구나. 1%의 이익을 위해 99%는... 99%의 순진한, 멍청한 의식을 일깨워줄 프로그램... 드라마나 보며 희희낙락 간신히 풀죽이나 먹고 살아야지..."(화병)

“민주주의 사라지고 독재가 자라는구나”

언론에 재갈물리는 정부에 독재회귀라고 반발하는 목소리도 컸다. “어리석은 국민들 조중동에 눈이 멀고... 시사투나잇 같이 사회적약자편을 들어주는 소금과 같은 프로그램이 없어지다니... 5공회귀구나. 5년 동안 얼마나 많은 약자들이 다치고... 민주주의는 사라지겠구나! 참으로 화가 난다! 국회의원 투표 할 때마다... 어째 딴나라당이 선출되는지? 국민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나?”(붉은늑대) “이 땅에 독재 권력이 자라고 있구나...”(사이드킥)

"한나라당은 지들한테 불리한 보도 많이 한다고 하는데 지난 5년 동안 시사투나잇이 씹은 건 니네보다 열린우리당이 더 많거든! 근데도 민주당(당시 열우당) 가만히 있잖아! 니네는 정말 스스로 친일, 친미, 반민주정부임을 드러내고 있어! 진짜 하늘이 두 쪽 나도 절대로 한나라를 뽑지 않을 것이다!"(^0^~~하하!) “20년 후퇴... 민주주의를 이 땅에 뿌리 내리고자 희생했던 분들의 피 땀이 아깝슴다.”(Judy lee)

“이 나라가 어쩌다가 과거로 회귀했을까여? 민주적인 방법으로 대통령을 뽑았는데 그 대통령이 독재의 행태를 보이는 이 현실이 너무 어이없습니다. 도저히 내 머리론 이해가 안갑니다. 과거 정권은 강제로 권력을 잡아서 그렇다 치지만 이 정부는 아니잖습니까? 국민이 뽑아줬는데 어찌 국민을 이렇게 괴롭힙니까. 너무 애통하고 슬픕니다.”(다른 세상) “민본이 죽고 정의가 사라지고 마지막 언론의 목소리마저 제 기능을 잃을 때,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슬픈 현실 입니다.”(술 권하는 사회)

“참 입안이 씁쓰레 합니다. 사람들은 정치를 아주 특별한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고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들 생각하지요. 그것은 도덕적인 지도자가 나라를 이끌 때의 소리지요. 정치는 그냥 우리의 일상생활이기에 부도덕한 지도자가 나타나 눈 깜짝할 사이에 나라 거들내고 한입으로 털어 넣으려 할 때도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휴~~”(낭자)

“편향된 방송 조금 조율한 것뿐인데 뭘...”

몇 안 되지만 시사투나잇 폐지를 찬성하는 이도 있었다. "정연주 때는 프로그램개편 없었나? 프로그램개편 때 없어지기도 하고, 새로 생겨나는 것도 있고, 얼굴들도 바꾸어서 변화도주고... 뭐 그러는 것이지. 일평생 같은 프로그램에 같은 진행자로 할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간단한 문제인 걸 가지고..."(X노트)

"걱정이 너무 오버한 것 같네. 작금의 한국사회는 히틀러의 광기시대도 아니고, 한국에는 골수좌파세력들이 곳곳에 짱 박혀 있어서 이탈리아처럼 될 가능성 없으니 너무 걱정 마시고 주무세요. 그동안 약간 편향되어 진행해 오던 방송을 조금 조율한 것뿐인데. 뭔 호들갑인지."(11)
 

 시사투나잇이 정리되기 시작한다.

맥주맛이 쓰다. 오지게 쓰다.
시사투나잇이 지금까지 방영된 에피소드들을 간추리기 시작한다.
회상조로 일관한다.

YTN 돌발영상이 폐지된 후, 공중파 TV로선 첫 단행이다.
오는 11월 17일이 KBS 가을 개편일이다. 개편에는 시사투나잇 외에 미디어 포커스도 포함된다.

여론이 좀 거시기한지 폐지는 아니란다. '존치'란다.
이름과 제작진을 바꾼다. 근데 여전히 '존치'란다.
당연히 내부의 반발이 거세다. PD협회, 기자협회 다 들고 일어났다.
그러든지 말든지, KBS 사장과 수뇌부, 어용노조는 한결 같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뉴스가 정치를 말하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나라가 되었다.
뉴스가 부정을 고발하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나라가 되었다.
뉴스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나라가 되었다.

'난 원래 일찍 잔다. 뉴스같은 거 안 본다. 어제 그 드라마있자나....ㅋㅋㅋㅋ'
사람들이 이러면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한다.
'이런 글도 길어서 패스, 이런 얘기 하면 뭘해, 김연아 피겨있자나....ㅋㅋㅋㅋ'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한다.

나치 선전관 괴벨스, 아니 그 이전부터 셀 수 없이 많았다.
대중을 어떻게 조종할 수 있는지 잘 알았던 사람들이.

이탈리아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
로마의 휴일? 명품? 베네치아?....
지금 이탈리아 최고 브랜드는 베를루스코니다.
첨 들어보나? 디자이너인가 싶은가?
하긴 디자이너라면 디자이너 맞다. 근데 좀 위험하다.

이탈리아 최초 3선 총리, 미디어 재벌, 100대 부호 중 하나.
그가 소위 말하는 좌파 정권을 몰아내고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총리에 오른 날,
바로 그 날, 이탈리아는 죽었다.
어떻게 죽였는지 대충 상상이 가지 않나? 생각하는 그대로다.
언론이 실어증에 걸렸다. 포르노가 판친다. 축구 경기가 메인이벤트다. 간단하다.
우리도 희끗한 기억이 있다.
전두환의 '땡전뉴스', '3S' 아실만한 분은 아실 것이다.

'경제 살리기'란 허상 앞에서, 세상 모든 것이 먹잇감이 된다.
사람들은 침묵하고 외면하며 하루하루 즐길 뿐이다.
고상한 시대정신이나 보편적 논리, 숭고한 가치 따위....
그런 거 다 필요 없다. 말해 무엇하나?
그저 사람이, 생명과 양심이, 또 하루하루 죽어간다.
참 평화로운 X같은 세상이다.

[아고라에 올라있는 ‘Spiegel’의 글 원문 출처]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038275&pageIndex=4&searchKey=&searchValue=&sortKey=depth&
limitDate=0&agree=F&RIGHT_DEBAT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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