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양 떳떳하라, 굴비(屈非) 먹고”

전남 여성들 영광굴비 1두름 선물, “색깔론에 기죽지 말라”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8/11/24 [01:25]

“문근영양 떳떳하라, 굴비(屈非) 먹고”

전남 여성들 영광굴비 1두름 선물, “색깔론에 기죽지 말라”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8/11/24 [01:25]
전남지역 여성들이 때 아닌 ‘색깔론 시비’에 휘말린 탤런트 문근영씨에게 ‘떳떳하라’()는 의미를 담아 영광굴비 한 두름을 선물해 관심을 끈다는 기사가 한 포털 뉴스사이트에 뜨자 누리꾼들이 응원에 나섰다.

미디어다음은 23일 오전 ‘문근영씨, 굴비 먹고 힘내세요’라는 제목의 연합뉴스 기사를 실었다. 인터넷 ‘악플’과 보수 논객 지만원씨가 제기한 ‘색깔론’에 시달리는 배우 문근영에게 전남 영광군 여성단체협의회 회원들이 ‘떳떳하라’는 의미에서 ‘굴비’(屈非) 한 두름을 선물했다는 내용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여성 회원들은 남몰래 베풀어 온 문근영씨 선행을 일부 네티즌이 출신 지역과 가족사까지 들먹이며 매도하자 “뜻을 굽히지 말고 떳떳하게 행동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이색 선물을 전했다고 한다.

굴비(屈非)라는 이름은 고려시대 영광으로 유배됐던 이자겸이 법성포의 말린 조기를 맛본 뒤 임금에게 진상품으로 올리면서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미로 붙인 데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 기부천사 문근영씨에게 전남지역 여성들이 일부 보수네티즌들의 색깔론시비에 기죽지 말고 힘내라고 굴비(屈非)를 선물해 관심을 끈다. 한 포털     ©인터넷저널

 
이 단체의 정찬자 회장은 굴비 상자와 함께 보낸 편지에서 "어린 나이지만 존경과 사랑을 보낸다"며 "착하고 순박한 모습으로 세계 제일의 배우가 되어 달라"고 적었다. 또 "영광 굴비에는 절대로 비굴해지지 말고 자신의 뜻을 굽히지도 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가 뜨자 누리꾼들은 한 나절 만에 350여개의 댓글을 달며 ‘기부천사’에게 터무니없는 ‘색깔론 시비’를 건 보수논객과 수구적 누리꾼들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일부는 재미있는 풍자로 질책하기도 했다.
 
“제발 좀 더러운 자판질 좀 그만해라”
 
수순한 기부에 이념잣대를 들이댄 이들에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어디에 기부하던 그 마음만으로도 대단한 거 아닌가? 만족이란 걸 모르는 게 사람인데, 남을 위해 기부하는 게 욕먹을 짓인가? 멋지다, 대단하다 한마디만 하면 되지... 어떻게든 꼬투리 잡아 욕하고 헐뜯고... 제발 좀 더러운 자판질 좀 그만해라.”(초콜렛틱)
 
“10원 한 장 기부해본 적 없는 것들이 색깔론 들고 나와 조딩이 놀려... 고 조딩이에 삐라를 수천 장 쑤셔너불라... 참고로, 아직 재산 기부 안하고 있는 쥐도 있다...”(무하하) “네이버 댓글 가관이더라. 진짜. 근영양이 이적단체에 기부했다면서 좌빨이니 전라디언이니 하는데 정말 황당하더군요. 사이버 모욕죄로 다 잡아들여야 하는데.”(TIARA)
 
“이 벌레 같은 인간아. 당신 삐라 살포에 70만원 기부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지. 참 인격이 의심스럽다.”(하회탈 무사) “왜 좋은 일 하고 욕먹어야 합니까? 집안이랑 선행하는 거랑 무슨 상관관계가 있단 말입니까? 전라남도가 왜 욕을 먹어야 합니까? 기부하지 말고 학교나 열심히 다니고 돈이나 많이 버세요.”(Soul)
 
“근영양, 살짝 쌩까는 여유도 보여주삼”
 
누리꾼들은 이어 어떻게든 세인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이들에 너무 호들갑 떨지 말고 무시해버리자는 제안도 내놨다. “원래 상태 안 좋은 애들이 지나간 과거 들춰내고 자기는 하지도 못하면서 남이 하면 괜히 배 아파하는 졸장부란다. ㅎㅎ 만원인지 머리가 빈 사람하고는 상대도말아^^”(바람)
 
“그런데 다들 너무 오버하는 거 아냐?  말 같지도 않은 말에 대해서 이렇게 대응해버리면 만원이는 오해한단 말이야... 자기 말은 역시 사회에 영향력이 크다고... 그냥 조용히 웃어주고 씹어버리는 게 젤 상책인데... 어디 막걸리집 앞 평상에 앉아서 신세 한탄하는 나보다도 더 질 낮은 발언이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키냔 말이야~~~난 그게 못마땅해.”(가나다라)
 
“다시는 색X, 지XX 등등의 말도 안 되는 단어들은 언급하지 맙시다. 그냥 그런 의견은 무대응합시다. 전 앞으로 그런 단어들은 싹 다 무시하면서 살랍니다.”(goose) “한심한 인간들이 설치는 세상입니다. 근영양, 살짝 쌩까는 여유도 보여주삼~”(천둥번개)
 
“끔찍해, 색안경으로 쌈이나 싸먹어라”
 
네티즌들은 특히 색깔론을 들먹이는 수구세력에 거친 반발감을 드러냈다. “아직도 색깔론? 시대가 언제인데 아직도 색깔론이냐? 보수극우들은 할 말 없음 색깔론이나 들고 나오고... 개인적 선행도 색깔안경 끼고... 할 일 그리 없으면 쌈이나 싸먹어라.”(the Desert Fox)
 
“이런 게 뉴스거리가 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이 나라 사람들, 상태의 비정상성을 잘 드러내주는 거지. 10억 가까이 기부한 소녀에게 빨갱이 낚시라니. 끔찍해.”(x-man) "정신 나간 인사 때문에 우리 사회가 쓸데없는 비용을 치른 감은 있지만 국민 대다수의 뜻이 색깔론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전화위복이 되었네요."(라디오가가)
 
“수구꼴통들 단돈 만원이라도 기부는 하는지? 가스통 들고 협박이나 하는 시정잡배들 정신 차려라.”(Good Luck) “아름다운 기부 문근영. 차떼기에 노물에 성추행을 일삼는 인간들 본받아라.”(짱이야) “친일 민족반역자들. 유일하게 기댈 곳은 빨갱이 장사밖에 없다. 아들놈들 병역의무는 충실히 했을지 의문이고, 탈세, 위장전입, 이중 국적, 그리고 건보료도 확인해 보자.”(미친권력)
 
“영광굴비, 좌빨성향 있는 거 아니냐?”
 
수구세력의 낡은 이념 잣대를 비판하고 문근영씨에게 격려를 보내는 각종 풍자의 글도 넘쳐났다. "지만원이 말한... '미인도' 빨갱이 좌빨 영화 맞던데요. 한복 빨간색 많이 나오더이다. 홍등가도 빨간색이더이다. 국가전복 수단 "미인도"..."(정말정말)
 
"영광 굴비는 무슨 색이오? 조만간 또 영광굴비 색깔시비 할 것 같기에. 뭔 색깔 가리기를 그리 좋아하는지, 색맹들 같으니라고."(PGaRy) "므흣하네요. 선물 받은 문근영씨도 므흣해 할 거 같아요. 지씨의 반응은 이럴 겁니다. 왜 굴비여야 하나... 특정상품 홍보 아니냐. 왜 경상도에서는 안하는데 전라도 여성만 그러는 것이냐. 굴비에 좌빨 성향이 있는 건 아니냐... 등."(너만은모르길)
 
“자린굴비. 굴비의 다른 의미는 구두쇠처럼 절약하라는 뜻 아닌가요. 그럼 기부는?”(wnwlsrb) “뜻이 있는 곳에 굴비 있다. 뜻 깊은 굴비를 보낸 전남여성분들께 박수를... 굴비 먹으면 추위도 막아준다고 하네요. 문근영의 뜻이 굽히지 않게끔 저도 굴비 먹고 지켜드릴게요^^”(쉬리)
 
“다음 주엔 영광굴비 먹으러 가야겠다”
 
순수한 뜻의 기부와 문근영씨의 숨은 기부를 칭찬하는 글도 이어졌다. “연예인들아 문근영이 반만이라도 따라가 봐라. 자신들의 배만 채우고 남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 정치꾼들한테 빌붙어서 생명연장하지 말고 번만큼 베풀 줄 아는 이들을 본받아라. 차인표 부부, 션부부, 김장훈 등 얼마나 존경스러운가?”(정다운님)
 
“연말인데 나두 기부하고 싶은 맘이 생기게 만드네... 일주일 동안만 점심 굶고 모은 돈으로 기부 해야겠다.”(신작가) “내 마음속의 여동생! 천사같은 근영님! 근영님과 같은 배우가 있다는 게 정말로 자랑스럽습니다. 얘기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며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세계 최고의 배우가 되는 그날까지 영원한 팬으로 남겠습니다. 전남 여성들 파이팅. 다음 주엔 영광굴비 먹으러 가야겠네요.”(Jupiter)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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