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학살극, 이젠 이스라엘·미국이"

[지구촌] 가지지구 맹폭 300여명 사망, 총선 앞둔 표몰이 속셈

서문원 기자 | 기사입력 2008/12/31 [10:00]

"나치 학살극, 이젠 이스라엘·미국이"

[지구촌] 가지지구 맹폭 300여명 사망, 총선 앞둔 표몰이 속셈

서문원 기자 | 입력 : 2008/12/31 [10:00]
▲ 이스라엘군에 의해 초토화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경찰서와 관공서 건물.  27일부터 총공격을 감행한 이스라엘군은 이곳이 40여개가 넘는 땅굴을 통해 갖고온 군수물자들을 통제하는 '무장단체 하마스의 본기지'라고 주장했다. © dpa
 
 
제 5차 중동전쟁이 시작됐다
 
27일 오전 11시 (현지시각) 60여대의 F-16기를 동원한 이스라엘 공군과 기갑부대가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230여개 관공서·사원, 대학교 및 병원시설, 알-아크 TV방송국에 대대적 폭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군의 총공격으로 이틀동안 가자지구에서 3백여면의 사망자를 포함 1천2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유럽연합과 UN, 그리고 중동 각국은 이스라엘의 가지지구 맹폭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즉각 철군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예비군소집 동원령을 내린 상태이며, 약 1만 명(남부 가자지구 관할 예비군 6천700명 동원)의 지상군을 점령지에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 2003년 10월 이스라엘군은 "이집트 동부와 남부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연결된 수 십여개의 땅굴을 통해 다량의 군사무기가 반입됐다"며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이어 5년만인 올 12월 또 다시 땅굴을 핑계삼아 총공격을 가했다.

생필품 보급 땅굴 시비로 전쟁
 
독일시사주간지 슈피겔과 외신은 "27일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대공습은 1967년 '6일전쟁'(당시 300명 사망) 이후 40년만에 겪는 최악의 사태"라며 "지난 2000년 이스라엘 정부에 의해 '팔레스타인 거주지 봉쇄령'이 내린 이후 식수와 식량 부족을 겪어온 팔레스타인인은 이집트 쪽으로 낸 땅굴을 통해 각종 생필품을 보급 받아왔는데, 이번 공격은 팔레스타인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세계최고전차 메르카바MK3로 무장된 제 7기갑 여단 75대대가 총공격을 가하기위해 가자지구로 집결하고 있다.   © AP
 
이스라엘군은 군사위성을 활용, 공격용헬기 아파치 수 십대와 최정예 공군을 앞세워 27일부터 28일까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30여 점령예정지와 70여개 목표물을 파괴했다. 최신예 전차 메르카바MK3와 보병 이동수단인 장갑차 대대를 보유한 제7기갑여단을 투입하기 앞서 여단 최정예부대 '75전차대대'를 선발 투입했다.  
 
이에 맞서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민병대는 지난 8년간 이스라엘 정부가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에 개설된 약 40여개의 땅굴을 통해 다량의 무기보급을 받았다"고 지적한 그 구식 AK소총과 권총, 그리고 중국산 소형 로켓포로 무장한 채 마지막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 28일 이스라엘 공군의 정밀미사일 폭격으로 파괴된 관공서와 차량들.    © AP
 

27일에 이은 28일 일요일 이스라엘공군이 감행한 초정밀 미사일 폭격으로 30명의 아이들과 10명의 여성들이 건물안에서 사망했다고 아랍 위성TV뉴스 알 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가자지구 병원에는 수 백여명의 부상자들이 몰려 수술조차 어려운 상태이며 이미 부상당한 수십명의 어린이들도 혈액과 의약품 부족으로 곧 사망할 지 모른다고 전해졌다.
 
첨단 이스라엘 vs. 소총 팔레스타인

외신들은 "UN이 안보리비상회의를 소집하고, 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하는 등 이스라엘 정부에 항의했지만 美행정부의 외교조치가 나오기까지는 아무런 움직임도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며 이스라엘과 UN·미국의 수동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이어 시사주간지 슈테른과 슈피겔은 "미국에서 보인 반응은 CNN뉴스가 대대적인 취재팀을 구성, 현지에 급파되어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에 따른 현지 모습을 생중계 방송하는 것 뿐"이라며, "오바마 미 대통령당선인과 차기 美행정부에게 중동노선을 떠보는 행보치고는 대가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이집트 카이로에 머물고 있는 팔레스타인 대통령 마무드 아바스는 팔레스타인 관영통신 와파(WAFA)와의 인터뷰에서 "2006년 총선 이후 그들은(美 부시행정부와 이스라엘) 우리를 축출하려고 총력을 기울여왔다"며 "올 6월 이래 휴전협정을 위반한 나라는 이스라엘 뿐"이라며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했다. 
 


▲ 27일 공습으로 부상 입은 어린이의 모습. 외신에 따르면 이 아이만 살아남고 부모와 가족은 사망한것으로 보도됐다     ©AP
 
내년 2월 이스라엘 총선이 관건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에서 무장단체 하마스가 2년전 총선에서 승리하고 파타당과 연립해 여당으로 원내에 진출하자, 이들이 지지하는 마무드 아바스 대통령과 각부처 장차관들을 제거하기 위해 모사드를 동원해 암살 및 관공서 공습을 감행했으며 하마스를 후원해온 이란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를 취해왔다.
 
BBC는 이에 대해 "이스라엘의 이번 가자지구 공습은 여러가지 정치적 이유가 포함됐다"며 "내년초 美정권교체에 따른 차기정부의 중동노선을 살펴보는 것과 별도로 내년 2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여당의 막판 표몰이용"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내년 2월 총선을 앞둔 이스라엘 중도우파 성향의 연립여당인 카디마당은 지난 7월 30일 당내 온건파(비둘기파) 수장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의 美유대계 기업과의 뇌물스캔들로 내홍을 겪어왔다. 게다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협정'에 반발하는 네타냐후 전총리가 이끄는 보수 리쿠르트당이 대 팔레스타인 강경노선을 내세워 인기몰이를 하자 정세를 반전시킬 속셈으로 가자지구 공습을 결정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스라엘 정쟁, 팔레스타인에 불똥
 
터키 앙카라 시내와 파키스탄, 유럽 각국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는 분노한 팔레스타인인들과 아랍인들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美정권교체와 내년 이스라엘 총선에 따른 폐해를 무고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지고 있다"며 "잔인한 학살극은 나치들이 유대인들에게 했던 일인데 이제 부시와 이스라엘이 천연덕스럽게 그 짓을 하고있다"고 비난했다.

인터넷저널 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가자지구,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공습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