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경제 쿠바, 혁명의 '오래된 미래'

[지구촌] 친미 바티스타 체제 전복 50주년 사회주의의 실험...

서문원 기자 | 기사입력 2009/01/06 [17:37]

계획경제 쿠바, 혁명의 '오래된 미래'

[지구촌] 친미 바티스타 체제 전복 50주년 사회주의의 실험...

서문원 기자 | 입력 : 2009/01/06 [17:37]
▲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 펼쳐진 쿠바혁명50주년 기념행사중     © AP

현재 독일 좌파정당 대표이자 사민당 당수를 지낸 오스카 라폰텐의 꿈은 사회주의자 칼 폴라니가 그토록 주장해온 전세계적 자본주의를 넘어설 수 있는 '지역적 계획경제'였다. 그리고 칼 폴라니의  지역적 계획경제모델이 다름 아닌 쿠바다. 지난 1959년 사회주의 혁명을 통해 바티스타 친미정권을 무너트린 뒤 아메리카 대륙 최초로 무상교육, 무상의료, 화폐 없는 사회경제를 추진 달성한 쿠바. 자본주의의 심장부인 미국의 턱밑에서 50년이 지나도록 버티며 여전히 살아 돌아가고 있다. 적어도 사회주의의 이상실현을 꿈꾸는 자들에게 50년 혁명정권을 유지해온 쿠바는 '오래된 미래'인 셈이다.
 
▲ 쿠바혁명50주년기념 포스터를 지나가는 시민.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의 모습이 상징적이다.  ©AFP

지역적 계획경제의 모델 쿠바
 
칼 폴라니가 그의 친구 피터 드러커 만큼 오래 살았더라면 찾았을 법한 지역적 계획경제의 유일한 모델 쿠바. 선거로 좌파정부를 옹립한 칠레와 브라질을 굴복시킨 강대국 미국도 어찌하질 못한 나라 쿠바는 하이에크 추종자들의 신자유주의로 점철된 '세계화'(Globalization)라는 거대한 태풍을 극복하고 올 해로 혁명50주년을 맞이했다. 

1956년 7월 26일 아르헨티나 출신 체 게바라와 쿠바혁명가 피델 카스트로가 15명의 동료들을 이끌고 정글보다 더 험하다는 시에라 마에스트라 산맥을 중심으로 게릴라활동을 시작한 것이 쿠바혁명의 시작이다. 3년 뒤 수 천명의 소작농과 대학생들을 규합해 사회주의혁명을 일으켰고 결국 5달여 만에 친미성향의 독재자 풀엔시오 바티스타 정권을 붕괴시키고 아바나에 입성했다.
 
그 뒤 미국은 50년이 넘도록 쿠바 혁명정부를 붕괴시키고자 경제봉쇄조치와 암살기도는 물론 갖은 방법을 동원해  피델 카스트로와 쿠바를 압박해왔다. 세계 최고의 군사력과 정보력을 자랑하는 미군과 정보부는 남미의 칠레, 엘살바도르, 파나마에 이어 최근 베네수엘라에 이르기까지 서민정부와 요직인사들을 사살하는 등 일련의 공작활동을 성공리에 추진해왔다. 그러나 쿠바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   쿠바혁명정부를 구성할 당시 라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 공업장관 © AFP

 
혁명직후 의사도 망명한 쿠바가 시작한 무상의료제도


초기 쿠바 혁명정부 공업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체 게바라가 처음 시작한 조치는 혁명군의 무장해제와 함께 국민들을 위한 무상의료의 기반을 닦을 인재양성교육이었다. 당시 쿠바는 미해군의 경제봉쇄로 의약품과 의료시설 등이 수입조차 안되면서 주변 자연환경을 이용한 생약연구 및 개발을 해야했다.
 
이들의 노력은 몇 년만에 세계 최고의 의술과 의약품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독일 정부와 의약품 기술이전계약이 성사되면서 관광수입과 쿠바산 럼과 시가담배 판매로 먹고살아온 쿠바인에게 안정적 서방의료 보급의 길이 트었다. 뿐만 아니라, 심장 및 외과 전문의가 남미와 유럽은 물론 미국 의학계에도 알려지면서 대학강의와 수술왕진을 하는등 큰 인기를 누리게 됐다.
 
쿠바는 유아원부터 대학졸업까지 무상으로 교육하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가예산에서 교육사회복지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20%나 될 만큼 비중이 크다. 가난하지만 기본적으로 의식주와 함께 의료, 교육혜택을 무상으로 누리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던 것이다.
 
▲ 쿠바혁명 50주년기념행사에 참여한 라울 카스트로 대통령(오른쪽)     © AP

 
대화를 통한 실리외교를 추구하는 라울 카스트로

 
쿠바는 2006년 피델 카스트로의 병세가 악화되자 동생인 라울이 대통령직을 이어받아 수행해오고 있다. 그는 이번 혁명 50주년 기념사에서 "지난 혁명 50년은 성공적이었다"며 "앞으로도 쿠바혁명노선은 발전 지속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울 체제는 사회주의 노선유지를 넘어 대화와 평화협력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미국이 제안한 '격의없는 대화'를 받아들일 지 관심을 끈다. 

 
▲ 쿠바혁명축제를 보러온 관광객과 쿠바시민들     © AP
   
유럽언론은  1월 1일 쿠바 제2의 항구 도시이자 독립운동의 산실인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 가진 '쿠바혁명 50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오바마 대통령시대의 미국과 쿠바의 관계에 긍정적 관심을 드러냈다. 차기 행정부 외교를 담당할 한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쿠바와 오바마 정부의 대화는 매우 자유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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