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라크 전비 1450억달러 딴 일에 쓴다면?

한 프리랜서 '예산그래프' 사이트에 예산비교 내용 올려

온라인비 | 기사입력 2007/02/20 [09:36]

올해 이라크 전비 1450억달러 딴 일에 쓴다면?

한 프리랜서 '예산그래프' 사이트에 예산비교 내용 올려

온라인비 | 입력 : 2007/02/20 [09:36]

(서울=OnlineBee) 권순정 기자 = 미국이 2007년 국방부 예산을 제외하고, 오로지 이라크 전쟁만을 위해 마련한 예산 1,452억 달러. 이 돈은 도대체 얼마나 큰 액수일까?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예산 그래프(The Budget Graph)' 사이트 
홈페이지에는 화면 전체를 채울 만큼 큰 그래프가 게시돼 있는데, 이 표의 이름은 '죽음과 세금.' 이 사이트의 관리자이자, 그래프의 작성자인 제스 바크만(Jess Bachman)
은 자신을 '버몬트(Vermont)주 벌링톤(Burlington)에 거주하며 디자인 관련 직종에서 일하는 프리랜서'라고 소개하고 있다. 

▲ 제스 바크만이 운영하는 '예산 그래프' 사이트에 오른 '죽음과 세금' 그래프.     ©OnlineBee


연방 세제에 관해 치밀하게 연구해 온 듯한 저자는 사이트의 한 부분에 '1
년에 1,450억 달러를 쓰는 방법(How to blow $145 billion… a year)'
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는데, 이 글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된 것이다. '1년에 1,450억 달러를 쓰는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미국 내 모든 가정의 무료 건강보험 가입. (예상 비용: 1,240억 달러) 

미국 내 건강보험 미가입 가구 수 (10,849,000) x 가구당 평균 건강보험 비용 ($11,500) = 건강보험 미가입자 전원에게 지급될 건강보험 비용 (1,247억 6,350만 달러)

2. 1년 간 매주 월, 수, 금요일에는 모든 차량에 '무료 주유.' (1,160억 달러)  

미국 전체에서 하루 평균 소비되는 자동차 연료는 283,929,000 갤론. 여기에 작년 한 해 동안 갤론 당 평균 유가인 2.63 달러를 곱하면 746,733,270 달러가 나온다. 1년 중 월, 수, 금요일은 총 156일. 결론적으로, 미국 내 모든 운전자들에게 1년 동안 매주 3회 유류비를 지급하는 데 비용은 116,490,390,120 달러. 물론, 무료 주입에 따른 초과 수요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3. 공립대학 재학생들의 수업료 면제. (1,150억 달러)  

미국 내 공립대학 재학생 수 (11,650,580) x 공립대학 평균 수업료 (9,877 달러) = 1,150억 7,277만 8,660 달러. 

4. 모든 초, 중, 고, 대학 및 대학원생들에게 노트북 컴퓨터 무상 보급. (860억 달러) 

현재 미국 내 초, 중, 고등학교 재학생 수는 6,107만 4천 명. 여기에 대학교 이상의 교육기관에 등록된 학생들의 수 1,735만 명을 합하면 총 7,842만 4천 명이다. 이들 모두에게 1,099달러 짜리 1.8ghz 매킨토시 노트북(MacBook)을 한 대씩 지원하면, 총 861억 8,797만 6천 달러가 든다.
 

5. 등록된 모든 승용차의 친환경화. (680억 달러) 

미국 내 총 등록 승용차 대수 (1억 3,656만 8,083) x 차량을 에탄올로 운행하는 데 필요한 연료전환 장치 가격 (500 달러) = 682억 8,404만 1,500달러.  

6. 전 세계 아이들의 초등교육 지원. (300억 달러) 

세계은행이 발표한 '새천년 개발 목표 (Millennium Development Goals)'에 따르면, 전 세계 아이들에게 초등교육을 제공하는 데에는 이라크 전쟁비용의 약 5분이 1인 300억 달러가 소요된다. 

7.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물과 공중위생 시설 제공. (210억 달러) 

세계은행의 '새천년 개발 목표'에서 제시된 자료에 근거한다.   

8. 미국 내 빈곤타파. (70억 달러)

'세계를 위한 빵 (Bread for the World)'이 2000년에 조사한 자료에 따른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라크 전비의 ‘가상’ 쓰임새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기도 했다. 아이디 ‘validius’를 비롯한 많은 네티즌들이 '미국 정부가 세금을 아예 걷지 말거나, 이미 거둔 세금을 납세자들에게 돌려주는 게 낫다'고 말한 반면, 또 다른 네티즌 'pleasejustdie’는 "이 돈을 환율을 올리는 데 써서 국가 채무를 갚았으면 한다"는 의견을 올렸다. 또, 필명 ‘masamunecyrus’는 “1,450억 달러가 이라크 전쟁에 쓰이지 않는다면, 미국이 무엇을 살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복리증진과 급여인상을 바랬다. 또한, "이라크에서의 전쟁 대신, 미국 내의 치안과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한편, 군비사용의 필요성을 주장한 의견들도 있었는데, 네티즌 ‘Sir Reginald Higginbotham’은 "미국의 자본이 군비로 쓰이지 않으면, 중국이 세계의 초강대국이 되어 미국은 중국이 인공위성 요격 미사일을 만들 때마다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라크 전쟁 비용의 규모를 두고 네티즌 의견이 찬반으로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화제가 된 글을 올린 제스 바크만은 6.25 전쟁과 인도차이나 전쟁을 휴전으로 이끈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짓는다. 

“무장된 이 세계는 오로지 돈만 쓰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싸우는 사람의 땀을 쓰고 있고, 과학자들의 재능과 아이들의 희망을 쓰고 있다. 이것은 진정한 삶을 사는 방식이 아니다. 전쟁의 구름 아래에서의 삶은 철의 교차점 위에 걸린 가엾은 인간애(humanity)일 뿐이다.”


[관련링크]

1. <죽음과 세금: 2007 (Death and Taxes: 2007)> 홈페이지
http://thebudgetgraph.com/  

2. 제스 바크만(Jess Bachman)에 대한 설명
http://thebudgetgraph.com/about/#author  

3. "일년에 1,450억 달러를 쓰는 방법(How to blow $145 billion… a year)"
http://blog.thebudgetgraph.com/?p=28  

4. 네티즌 반응 (디그)
http://www.digg.com/politics/What_America_could_buy_for_145_billion_dollars_the_2007_Iraq_war_budg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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