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혼자서 떠나보낼 수 없습니다"

[추모시] 노무현 전대통령 49재 추모예술제 낭송시 연재

김준태 시인 | 기사입력 2009/07/31 [10:49]

"결코 혼자서 떠나보낼 수 없습니다"

[추모시] 노무현 전대통령 49재 추모예술제 낭송시 연재

김준태 시인 | 입력 : 2009/07/31 [10:49]
▲ 노무현 전대통령 추모헌정시집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를 낸 시인들이 노무현 전대통령 49재를 맞아 9일 봉하마을에서 추모예술제를 열고  자작시를 낭송하고 있다.   ©취재부

노무현 전대통령 49재 추모예술제 행사위원회(위원장 박해전 김영현, 총연출 이승철)는 노무현 전대통령 49재를 맞아 9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화산 정토원을 찾아 노무현 전대통령의 영전에 이 땅의 시인 262명이 쓴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추모시집’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를 헌정하고, 봉하마을 특설무대에서 전국 각지의 문학예술인들과 각계 인사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추모예술제를 열었다. 이날 추모예술제에서 낭송된 시인 12인의 추모시를 특집으로 12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노무현 제16대 대통령 영전에 바침
― 노무현 대통령! 결코 혼자서는 떠나보낼 수가 없습니다

 

▲ 김준태 시인     © 취재부
슬픕니다
오늘은
봉화산 부엉이처럼
밤새도록 울고 싶습니다

 
님이여
지금 이 땅에
노무현 아닌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갈라진 땅 분단 64년의 한반도
지금 이 땅에
노무현 아닌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갈갈이 찢기고, 여기저기 얻어터진,
온몸에 온 넋에 상처투성이뿐인 오늘의
대한민국 사람은 모두가 노무현입니다.

 
민주주의를 부르짖다가
민족통일을 부르짖다가
자유와 평화와 사랑을 꿈꾸다가
겨울강 얼음짱 밑으로 사라져간
그 수많은 사람들의 푸른 넋들
그 넋들 속에서 태어난 노무현!

 
남북 삼천리가 갈라지고,
한강과 대동강이 뒤돌아서고,
갓 태어난 아기들의 웃음소리와
흐르는 눈물방울마저 갈라지고,
접시꽃 하얀 꽃향기마저 갈라진,
언제나 앞가슴이 아파오는 한반도
아흐, 우리들 그리운 어머니의 나라!

 
― 2009년 5월 23일 새벽 5시 30분
봉화산 부엉이도 울음을 그친 그 시각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예순셋 노무현은
우리들의 내일 속으로 자신을 던졌습니다
아흐, 귀신도 두려워하는 분단시대
김밥처럼 순대처럼 옆구리가 터진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 노무현 대통령!
수입산 쇠고기덩어리보다 더 붉은
대한민국의 파란만장한 역사 속으로
자신을 던져, 우리들의 잠을 깨웠습니다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바늘을 바로 잡고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의 둥근 그날을 위해

 
세상의 적막을 깨우친 노무현 대통령!
그대가 역사 속으로 몸을 던졌을 때
처음에 우리들은 한없이 울었습니다
다음에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마침내는 서로의 손들을 굳게 잡았습니다
우리들 본래 모습이기도 하는 노무현 대통령!
결코 혼자서는 떠나보낼 수가 없음을 알기에
그래, 우리들 이렇듯 일어서서 나란히 걸어갑니다

 
봉화산 부엉이 마을 고향으로 돌아가는 님이여
우리들의 피와 살, 노래 속으로 다시 출렁여오는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의 푸른 넋이여!
님은 이제 우리들의 몸속에서 부활하고 있습니다

 
아흐, 통일의 그날이 오면 참다운 세상 그날이 오며는
우리들 아름다운 자화상으로 다시 만날 노무현 대통령!
민주주의를 위하여 만세! 한반도 동서남북 통일 만만세!
오늘은 모두가 노무현 대통령을 고운 하늘로 보냅니다.


 
시인 약력

1948년 전남 해남 출생. 1969년 『시인』으로 등단, 1995년 『문예중앙』으로 소설등단. 시집으로 『참깨를 털면서』 『나는 하느님을 보았다』 『국밥과 희망』 『불이냐 꽃이냐』 『칼과 흙』 『통일을 꿈꾸는 슬픈 색주가』 『지평선에 서서』 등, 산문집으로 세계문학기행집 『세계문학의 거장을 만나다』 등. 전라남도문화상(시부문), 광주문학상, 전남문학상 등 수상. 현재 한국문학평화포럼 상임고문.
 
▲ 이 땅의 시인 262명이 신작시로 집필한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추모시집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도서출판 화남) 표지.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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