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동땅 발언 안원구 사퇴 이현동 지시"

이종걸 의원 녹취록 공개, MB관련 도곡동 땅 의혹 재점화?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0/08/25 [09:30]

"도곡동땅 발언 안원구 사퇴 이현동 지시"

이종걸 의원 녹취록 공개, MB관련 도곡동 땅 의혹 재점화?

서울의소리 | 입력 : 2010/08/25 [09:30]

이현동 국세청장 내정자가 지난해 `도곡동 땅 의혹을 제기했다가 비리혐의로 구속된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에게 사퇴압박을 가한듯한 정황이 담긴 음성파일과 녹취록이 전격 공개됐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21일 공개한 음성파일은 4시간 22분 분량으로 지난해 7월 녹음된 것이다.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장이었던 이현동 내정자와 안 전 국장, 안 전 국장과 유윤상 당시 감찰계장, 안 전 국장과 당시 감사관이던 임성균 광주지방국세청장간 대화 등 3가지다.

음성파일을 푼 녹취록에 따르면 유윤상 당시 감찰계장은 안 국장을 만나 "이걸(안 전 국장 감찰문제) 차장님(허병익 당시 국세청 차장)이 `난 결제를 못하겠다고 해서...결국 서울청장(이현동 내정자)한테 가서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안 국장은 이에 임성균 감사관에게 "이현동 청장의 지시다?"라고 물었고, 이에 임 감사관은 "지금 하는 조치는 위에서 하는 것"이라며 "하여튼 근데 그러니까 꼭 한 사람은 아니고요, 세 분의 생각이 같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서 세 사람은 전후맥락상 이 내정자와 백용호 당시 국세청장 내정자, 허병익 당시 국세청 차장을 가리킨다고 이 의원측은 주장했다.

안 국장이 이에 "본청 감찰에서 꼭 (이현동) 서울청장의 지시를 따라야 됩니까"라고 반발하자 임 감사관은 "그렇게 형식적인 걸 따지면..."이라며 말을 흐리기도 했다.

그후 안 국장이 이현동 내정자를 만나 자신의 사퇴를 종용했냐고 따지자, 이 내정자는 "내가 그걸 지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위치와 입장에 있는 것도 아니고 소관상황도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 내정자는 그러나 안 전 국장이 계속 따지자 "그래, 그건 편하게 생각하시라니까요. 내가 설명해줄 이유가 없고, 뭐 해줄 것도 없고..."라고 말했다.

음성파일을 공개한 이종걸 의원은 "당시 서울청장 신분이던 이 내정자가 월권해 본청 감찰조직을 지휘하는 등 안 전 국장 사퇴에 개입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며 26일 예정된 이 내정자 청문회에서 안 전 국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계속해 안 전 국장 증인 채택에 강력 반대하고 있어 증인 채택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문제의 음성파일은 민주당이 지난해 11월 안 전 국장측으로 입수했다고 밝혔던 테이프로 알려져, 파문은 급속 확산될 전망이다. 안 전 국장은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라고 적시돼 있는 포스코건설의 전표를 봤다고 주장해 정가를 뒤흔든 바 있다.

따라서 정가에서는 이번 음성파일 공개가 이현동 내정자에 대한 인사검증 차원을 넘어서 자칫 도곡동 땅 의혹이 재점화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최근 조현우 경찰청장 내정자 발언을 계기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의혹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하고 한나라당이 차명계좌 특검을 주장하는 데 대해, 민주당의 반격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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