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 시민, 촛불 밝히며 “이명박 반대”

[촛불문화제] 고교·대학 학생들과 일반 시민 청계광장으로...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8/06/01 [00:14]

8만 시민, 촛불 밝히며 “이명박 반대”

[촛불문화제] 고교·대학 학생들과 일반 시민 청계광장으로...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8/06/01 [00:14]
31일 저녁 7시부터 8만 여명의 시민들이 시청광장을 메운 가운데 범국민 촛불문화제가 시작됐다.
 
경찰은 시작부터 세종로 사거리의 교통을 완전히 차단하고 경찰 버스와 전경들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참가자들의 청와대 진입을 막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참가자들은 "경찰 버스가 길을 가로막을 경우 참가자들이 도로로 나올 수밖에 없다"며 길을 틔울 것을 요구했고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과 대치하며 청와대 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10여명의 시민이 연행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시민들은 문화제를 마치고 행진을 시작했다.
 
 

▲ 촛불문화제 시작 전부터 경찰은 세종로 사거리를 완전히 봉쇄했다.     © 임동현 기자

그러나 경찰이 세종로 사거리를 봉쇄했고 사직동 길을 봉쇄하면서 행진은 산발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특히 동아일보 구 사옥 앞 길이 막히자 시민들은 일제히 분노를 터뜨렸다. 이들은 “집에 가려고 하는 시민의 발까지 막으려하는가”라고 항의했고 이 사이 부근에 세워둔 경찰 차량에서 채증을 하려는 사람이 발견되자 시민들은 경찰차 문을 열라며 경찰차를 에워싸기도 했다.
 
시민들은 오후 11시 경부터 효자동 쪽으로 모여 집회를 계속 했다.
 
“광우병 쇠고기 막기, 이제 대학생도 앞장서겠다”
 
문화제에 앞서 대학로에서는 오후 3시부터 5천여명의 대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등록금 상한제 실현과 국립대 민영화법 저지 등을 위한 집회가 열렸고 오후 4시부터는 광우병 대학생 대책위 주최로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저지를 위한 대학생 행동의 날' 행사를 가졌다.
 
▲ 광우병 대학생 대책위의 사전집회 모습     © 임동현 기자

김영진 전남대 부총학생회장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해 16일동안 단식 투쟁을 했고 광주에서 횃불문화제를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시민들과 함께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투쟁을 계속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부산대, 동의대, 성심여대, 성공회대, 조선대 대표들은 각각 쇠고기 수입 저지와 검역주권 회복을 위한 동맹휴업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김진성 부산대 총학생회장은 "제2의 6월 항쟁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제 대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광우병 대학생 대책위는 성명서에서 "오늘 이화여대 교정에 경찰의 더러운 군화발이 들이닥쳐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농성을 벌이던 대학생들을 끌어냈다. 개교기념일을 맞아 대통령의 부인이 학교를 찾는다는 이유였다"며 "대학 캠퍼스까지 제 손으로 통제하겠다는 이명박 정권의 선언이다. 대학생들은 이제 다시 책을 덮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설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대책위는 동맹휴업, 총궐기, 학내집회 등 이명박 정권 규탄과 고시 철회를 위한 총력 대중활동을 펼치고, 물류창고 및 유통업체 앞 시위, 학교 구내식당과 인근 식당의 미국산 쇠고기 안 쓰기 선언운동 등으로 미국산 쇠고기 유통을 막아내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오후부터 시청 광장에 시민들 모여
 
행사 후 대학생들과 범국민 촛불문화제에 참가하려는 시민들은 대학로에서 시청광장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거리행진에는 약 2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고시철폐 협상무효'와 민영화 반대, 이명박 대통령의 퇴진 등을 외치며 다른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 대학로에서 시청광장까지 거리행진을 하는 시민들     © 임동현 기자

▲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원들이 롯데백화점 앞에서 광우병 소를 장사지내는 상여를 메고 있다.     © 임동현 기자

한편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시청광장에는 오후부터 학생들과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주황색 줄무늬의 조끼를 입은 인터넷 까페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 운동본부' 회원들도 눈에 띄었다.
 
까페 회원 박준혁(22)씨는 "참여한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지키기 위해 회원들이 나섰다"면서 "개인적인 참여와 회원 참여를 합해 네번 정도 문화제에 참여했는데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개인이 촛불을 들고 나섰을 때보다 더 보람있었다"고 말했다.
 
천영세 대표, "국민들 성난 민심 마침내 표출된 것"
 
청계광장에서 장관고시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민주노동당 지도부들은 3일째 단식 농성을 계속 진행했다. 이들은 대학로에서 열린 거리행진에 참가해 시민들과 함께 행진을 했다.
 
▲ 거리행진에 참여한 민주노동당 지도부.     © 임동현 기자

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는 "국민의 성난 민심이 마침내 표출되었다"며 "이명박 정부가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습에 국민의 불만과 불신이 한꺼번에 쌓였고 그것이 이번 쇠고기 수입과 장관고시 강행으로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천영세 대표는 "쇠고기 문제를 계기로 야3당의 공조가 활발해졌다. 이렇게 야권의 생각이 잘 맞은 것은 지난 국회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일이다"면서 야권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국민의 뜻을 수용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천 대표는 이어 "지나가는 시민들이 많이 격려해주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신다. 특히 민노당을 부정적으로 보던 분들이 우리의 모습을 보고 부정적인 생각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아래는 31일 사전집회와 거리행진 스케치>
 
▲ 촛불문화제는 저녁 7시에 시작이지만 시민들은 오후부터 서울광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 임동현 기자

▲ 사전집회에서 참가자들에게 '0교시, 등록금'이 쓰인 풍선 폭탄이 떨어지자 참가자들이 쓰러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임동현 기자
▲ 집회에 등장한 '촛불소녀'     © 임동현 기자
▲ 동맹휴업을 결의한 학생대표들의 모습.     © 임동현 기자
▲ 참가자들이 '이명박 터뜨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임동현 기자
▲ 행진이 시작됐다.     © 임동현 기자
▲ '화가 난' 참가자들의 퍼포먼스     © 임동현 기자
▲ '조중동 불매'를 외치는 현수막이 보인다.     © 임동현 기자
▲ 청계천을 지나가는 참가자들     © 임동현 기자
▲ 시청앞에 도착한 참가자들     © 임동현 기자
▲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을 환영하는 길놀이     © 임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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