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막힌 길이면 뚫고, 없는 길이면 함께 만들자"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4/03 [10:57]

문대통령 "막힌 길이면 뚫고, 없는 길이면 함께 만들자"

정현숙 | 입력 : 2019/04/03 [10:57]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북미 대화 궤도에 올리려는 의지 피력

 

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 트윗

 

“거친 파도를 헤치고 나아가야만 새로운 땅에 이를 수 있다.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돌아갈 수도 없다. 막힌 길이면 뚫고 없는 길이면 만들며 함께 나아갈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 발언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출사표나 다름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1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1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바라는 우리 국민과 세계인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길을 찾겠다"며 "북한도 한미 양국의 노력에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북미 양국은 과거처럼 긴장이 높아지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함으로써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11일 예정인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 2월 28일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협상이 결렬된 후 처음 열린다. 북한도 같은 날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 대화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4월 11일이 남북미 정세 향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프로세스 진전에 어려움이 있지만 과거로 돌아가길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간 비핵화 이견을 좁히기까지 난관이 수두룩하지만 ‘하노이 핵담판’ 결렬 이후 40여일 만에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톱다운 방식으로 돌파구를 만들어 북미 대화를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일부에서는 한미 동맹간 공조의 틈을 벌리고, 한반도 평화 물길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있으며 남북미의 대화 노력 자체를 못마땅히 여기고, 갈등과 대결의 과거로 되돌아 가려 한다”며 “(이는) 국익과 한반도 미래에 결코 도움이 안되고 특히 대화가 시작되기 이전의 긴박했던 위기 상황을 다시 떠올려 본다면 참으로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백악관이 우리 정부를 불신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관에 노골적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는 출처가 불분명한 워싱턴 소식을 인용한 국내 보수언론과 일부 외신 보도가 쏟아지는 동안 대응을 자제했던 청와대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함부로 추측 보도를 하는 행태에 일침을 가한 셈이다.

 

예를 들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해 12월 조지 H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목해 ‘거짓말쟁이’(liar)라고 비판했다거나 국무부 관료가 외교부를 향해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를 언급할 거면 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미 동맹에 관해 ‘린치핀’(linchpin·핵심축)이라는 표현을 거의 매년 최소 한 차례 언급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 번도 쓴 적이 없다는 점도 한미 동맹 위기의 방증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린치핀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거친 파도를 헤치고 나가야 새로운 땅에 이를 수 있다.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돌아갈 수도 없다. "며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협상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KTV

 

문 대통령은 이처럼 ‘한미 동맹 이상설’을 다룬 보도나 이를 인용한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의 공세를 남북미 대화 자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70년간 되풀이한 갈등과 대결의 냉전체제로 회귀하려는 행태이며 한반도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한 것이다. 

 

보수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미 공조 균열론에 대해 "한미 양국은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이라는 목표에도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문 대통령은 "거친 파도를 헤치고 나가야 새로운 땅에 이를 수 있다.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돌아갈 수도 없다. 막힌 길이면 뚫고 없는 길이면 만들며 함께 나아갈 것"이라며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도 “한미 동맹에 틈을 벌리는 보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사실과 다르거나 부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마치 사실인 것처럼 다룬 보도들이 많이 있었지만 일일히 대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중대한 기로에 왔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긴장 완화와 비핵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도 "포괄적인 비핵화의 정의"부터 분명히 하며 북미 간 입장 차를 좁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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