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 KT채용비리, 자한당 김성태·홍문종 등 연루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4/04 [10:11]

그들만의 리그 KT채용비리, 자한당 김성태·홍문종 등 연루

정현숙 | 입력 : 2019/04/04 [10:11]

KT, 전문성 없는 옛 여권 실세 주변 인사 영입해 로비 의혹 더 짙어져

 

인성 검사 불합격에도 딸이 KT에 특혜 합격한 김성태 의원. JTBC

"김성태 의원이 딸 지원서 사장에게 직접 전달" 진술 확보

 

KT 채용비리는 파면 팔수록 가히 복마전이 따로 없다. 이 땅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력서를 수백 장씩 작성해도 서류에서 탈락하고, 겨우 서류가 통과해 면접의 기회를 잡아도 적성과 인성검사를 봐야 하고 또 바늘구멍 같은 면접을 서너 번씩 치러고도 탈락을 해 눈물을 삼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누구는 서류와 적성을 건너뛰고 인성검사에 불합격을 해도 잘난 의원 부모와 고위직 부모를 둔 덕분에 아무 제재를 받지 않고 보란 듯이 입사를 했다. 이를 지켜보는 부모는 물론 당사자인 우리의 청년들은 너무도 허탈할 것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관련된 채용비리는 지난해 12월 20일 제기됐다. 김성태 의원의 딸이 일한 KT스포츠단 사무국장 A 씨는 ”윗선에서 이력서를 받아 와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처음엔 김성태 의원의 딸이란 것도 몰랐다. 원래 계약직 채용 계획이 전혀 없었는데 위에서 무조건 입사시키란 지시를 받아 부랴부랴 계약직 채용 기안을 올려 입사시켰다”라고 말했다. 그 일이 실마리가 되어 지금 KT 채용비리가 하나씩 쏙쏙 드러나고 있다.

 

딸의 KT 부정채용 의혹에 휩싸인 자한당 김성태 의원이 딸의 입사 지원서를 당시 KT 사장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은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이 2011년 김성태 의원에게서 딸의 계약직 지원서를 직접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2일 밝혔다.

 

다만 2011년 계약직 채용은 공소시효(7년)가 지나 검찰의 수사 대상이 아니다. 김 의원의 딸은 2011년 계약직으로 KT에 입사해 일하다 2012년 KT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최종 합격해 정규직이 됐다. 검찰은 2012년 하반기 KT 신입사원 채용 당시 부정채용 의혹을 수사하면서 김 의원의 딸이 서류 합격자 명단에 없었으나 최종 합격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다.

 

김 의원에게서 딸의 계약직 원서를 받았다고 진술한 서유열 전 사장은 총 6명의 부정채용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됐다. 서 전 사장에게 지시받은 2건을 포함해 부정채용 5건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전무)은 지난 1일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김종선 전 KTDS 부사장 등도 딸, 지인 자녀 등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내용을 김 전 전무의 공소 사실에 포함했다. 성 전 사장이 청탁한 지인 자녀는 면접에서 탈락했는데도 최종 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KT 서류전형 적성검사 건너뛴 김성태 딸, 인성검사 탈락하고도 입사하는 마법

 

이번에 밝혀져 또 한 번 놀란 사실이 김성태 의원의 딸이 KT 채용 당시 서류 전형과 적성 검사가 끝난 뒤에야 지원서를 제출했으며 뒤늦게 본 인성검사에서 떨어졌는데도 최종 합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JTBC는 KT 전 인사담당인 김모(63) 씨의 공소장에 김 의원의 딸이 서류 심사와 적성 검사가 끝난 뒤에야 서류를 제출했고 온라인을 통해 본 인성 검사에서 ‘불합격’했지만 최종 합격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고 1일 보도했다.

 

김 의원의 딸은 2012년 KT 공채 당시 ‘지원서 접수 기간’에 서류를 내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방에서 농구단 근무로 바빠 온라인 접수가 아닌 다른 사람을 통해 인사팀에 직접 지원서를 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의 딸은 서류와 인‧적성 검사가 모두 끝난 뒤 날아든 ‘낙하산 지원자’였다. 당시 채용시험은 서류전형, 인‧적성 검사, 실무‧임원 면접 등의 순으로 진행됐었다. 인성 검사는 온라인으로 가능하지만 적성 검사는 검사관이 필요한 ‘대면’ 검사다.

 

결과적으로 김 의원의 딸은 서류와 적성 검사를 건너뛴 채 온라인으로 인성 검사만 치렀다. 그러나 이마저도 불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인성 검사 뒤에 이뤄진 ‘면접’을 봤고 결국 최종 합격했다. 이는 지난주 구속된 서유열 전 KT 사장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검찰은 인사담당 김 씨가 이 같은 방식으로 당시 5명을 부정 채용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 의원의 딸 등 2명은 서 전 사장의 지시로, 나머지 3명은 본인이 직접 청탁 받아 합격시켰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의원 딸을 제외한 4명의 채용 청탁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부정 채용된 이들은 모두 각 전형에서 불합격했지만 점수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합격했다. 그중에서도 김 의원 딸은 서류전형에 응시조차 하지 않았는데도 합격한 유일한 지원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 KT 채용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고 끝까지 오리발을 내밀었다.

 

KT 채용비리 이석채 전 회장 소환 임박..김성태 의원은?

 

KT 전 인사 담당 임원의 구속이 되고 채용 비리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가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워낙 오래된 일이라 수사가 쉽지 않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인사 책임자 등으로부터 구체적인 진술이 나오니까 속도가 빨라졌다.

 

사실 수사팀 내부나 법조계에서도 7년 전 일이라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시각이 있었다. 그런데 검찰이 KT를 압수 수색해서 포렌식을 했더니 당시 채용 관련 자료들이 많이 나왔다. 2012년 이후 KT 인사팀이 많은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인사팀 관련자들 진술을 확보했고, 수사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딸이 ‘이석채 손녀’라고 소문 났던 이유

 

일단 KT의 2012년 하반기 정규직 채용 과정에서 특혜 채용 의혹이 일었던 것은 모두 9명이다. 이 가운데 검찰이 5명의 구체적인 특혜 정황을 확인해서 이에 관여한 전 인사 담당 임원 김모 씨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긴 것이다. 특히 김 씨는 자신의 혐의를 사실상 인정했다고 한다. 검찰이 남은 4명의 지원자에 대해서도 어떤 특혜가 돌아갔는지, 배경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수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의원의 딸을 포함해서.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이라든가 KT 계열사 전 대표, 동반성장위원회 전 사무총장 등이 특혜 채용 배경으로 꼽혔다. 나머지 1명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은 해당 지원자에게 특혜가 돌아간 사실은 파악한 상태고 추천인을 가려낼 방침이다.

 

검찰은 특혜 채용된 5명의 지원자 중에 특히 김 의원의 딸이 상대적으로 많은 특혜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류와 적성검사는 건너뛰고 인성검사도 불합격했는데 최종 합격했기 때문이다. 일단 검찰은 이석채 전 KT 회장을 불러 조사한 뒤 김 의원의 소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황창규가 영입한 홍문종 측근은 통신과 무관한 펜션 사업자, 유치원 설립자로 확인

 

한편 황창규 KT 회장이 취임한 뒤 영입된 홍문종 자한당 의원의 측근 출신 경영고문 3명이 펜션 운영자와 유치원 설립자 등 통신산업과 전혀 관련 없는 직종에 종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KT가 전문성이 전혀 없는 옛 여권 실세 주변 인사들을 고문으로 영입해 정치권 ‘로비 사단’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더욱 짙어지게 됐다.

 

KT 황창규 회장이 전문성 없는 홍문종 등 옛 여권 실세 주변 인사를 영입해 로비 의혹이 더 짙어졌다. 한겨레

 

2일 한겨레 보도에 의하면 2014년 11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KT로부터 매달 861만원의 자문료를 받은 경영고문 이모 씨는 임명 약 2년 전까지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펜션 운영을 주업으로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건설회사에서 일했던 이 씨는 2010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문화·예술직능본부장, 2012년 18대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에서 조직본부장 정책특보를 맡는 등 정치권에 몸을 담았다.

 

이 씨의 주업이 드러난 건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과정에서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던 2010년 5월 자신이 주도한 한 포럼에 당시 한나라당 의원을 초청했고, 해당 의원이 ‘한명숙 후보는 부도덕하니 오세훈 후보를 당선시키자’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모임을 활용한 혐의를 받았다.

 

또 이 포럼 참석자 30여명에게 66만원어치의 술과 밥을 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는 벌금 400만원이 선고됐고, 이대로 형이 확정됐다. 그런데, 2010년 있었던 1심과 2011년 항소심 판결문에 나타난 이 씨의 직업은 ‘자영업’이었다. 주거지 역시 이 씨가 운영하는 펜션 주소가 적혀있었다.

 

관련 등기부등본을 보면, 이 씨는 2012년 3월까지 펜션 부지를 소유하고 있다가 이후 동생에게 펜션 소유권을 넘겼다. 최소한 2012년 3월까지 펜션 운영을 주업으로 한 셈이다. 이 때문에 황 회장이 통신 산업과 별다른 인연이 없던 이 씨를 KT 경영고문으로 임명한 배경에 홍문종 의원의 입김이 있었다는 의심이 나온다.

 

이 씨는 2012년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조직본부장을 맡았던 홍 의원의 정책특보로 활동했다. 홍 의원의 지역구 선거도 도와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씨가 경영고문으로 임명된 2014년 11월은 홍 의원이 중요 통신 관련 법안을 다루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위원장이던 시기다.

 

KT는 홍 의원이 미방위 위원장이었던 2015년 5월 이 씨가 대표로 있는 한 청소년단체의 뮤지컬 공연을 후원하기도 했다. 이 뮤지컬은 홍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경민대학교 공연장에서 열렸고, 당시 홍 의원은 축사를 했다.

 

홍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또 다른 KT 경영고문인 류기남 씨 역시 통신 산업과 관련한 경력이 전무하다. 시·도의원 등을 지낸 류 씨의 선거 공보물을 보면, 유치원 설립, 청소년 관련 연구소 소장 등이 주요 경력으로 기재되어 있다. 류 씨의 경영고문 임명 역시 2003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시 홍문종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이력이 작용했다고 의심된다.

 

류 씨는 경영고문으로 재직하면서 2015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매월 603만원씩 모두 7200여만 원의 자문료를 KT로부터 받았다. 홍 의원의 비서관을 지내다 30대 후반에  KT 경영고문으로 임명된 김모 씨도 통신 관련한 전공자도, 관련 업무를 한 것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류 씨와 같은 기간 경영고문으로 일했고 같은 액수의 고문료를 받았다.

 

KT의 고액 자문료 의혹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 노만석)에서 수사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영고문은 자문 계약을 맺는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임명했다”며 “개개인의 역할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KT새노조, 황창규 회장 배임죄로 고발.."스스로 사퇴해야"

 

지난달 26일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과 KT새노조가 황창규 KT회장을 배임죄 등으로 고발하며 회장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 회장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업무상배임죄와 조세범처벌법위반죄 등의 위법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노조 측은 "황 회장 임기인 2014년부터 현재까지 전직 정치인 등 14명이 경영고문으로 채용돼 20억원의 고문료가 지급됐다"며 "앞서 불거졌던 KT CR부문의 국회의원 불법정지자금 사건과 관련돼 있는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채용된 경영고문에는 당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이던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의 측근 3명과 남경필 도지사 보좌관 출신인 이모 씨 등이 있었는데 황 회장 개인 자리보전을 위한 정치적 줄대기의 일환이라면 이는 심각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변호사인 이대순 약탈경제반대행동 공동대표는 "KT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부정채용 의혹과 아현동 화재, 강남 통신장애 등으로 많은 국민의 질타를 받고 있다"며 "황 회장 경영 아래 KT는 비자금 주머니처럼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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